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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사냥꾼 - 신경심리학자 낸시 웩슬러 ㅣ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2
아델 글림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 / 해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아델 글림의 <유전자 사냥꾼>은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중 두번째 이야기며, 남성 중심의 과학자들의 세계에서 당당하게 여성과학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살아온 이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된다. 신경심리학자 낸시 웩슬러를 유전자 사냥꾼이라고 부르는 이면에는 아픈 가족사가 숨어있다. 어릴 적 외상촌 제시 , 폴, 시모어가 유전병의 일종인 희귀병 헌팅턴 병에 걸리면서, 자신도 헌팅턴 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놓이게 된다. 그것은 낸시 웩슬러의 진로를 바꾸게 되었으며 아빠 밀턴 웩슬러의 길을 따라가게 되었다.
헌팅턴 병은 유전병이며,ㄴ뇌의 기저 세포 이상에서 그 병은 시작되고 생명은 점점 더 꺼져가게 된다. 경련,비틀거림, 기억 장애, 우울증과 같은 증세를 동반하게 되는 헌팅턴 병. TV 에 나오는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들의 모습과 흠사한 모습으로 서서히 바뀌는 질병이며, 부모 중 한 사람이 헌팅턴 병에 걸리게 되면, 자녀들도 헌팅턴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낸시의 세 외삼촌과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낸시 또한 헌팅턴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처음 가고자 했던 길이 아닌 의학도로서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되었고, 아버지의 협조를 얻어 박사 과정을 헌팅턴 병에 대한 논문으로 정하게 된다. 유전자병이면서 희귀병이기도 한 헌팅턴 병에 접근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죽음과 막닿뜨린다는 의미와 같으며, 낸시는 헌팅턴 병에 거려 죽은 시체의 조직을 떼어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낸시 웩슬러는 헌팅턴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베네수엘라의 작은 도시로 향하게 된다. 마라카이보 호수를 터전으로 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헌팅턴 병 발생가능성이 상당히 큰 편이며, 낸시 웩슬러의 연구데이터를 얻기에 상당히 유용한 곳이다. 이곳에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면서 치료법이 없는 헌팅턴 병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서 낸시는 그들의 가계도를 하나하나 추적해 가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유전자적 특징은 무엇인지 공통점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다.그리고 한팅턴 병의 원인으로 4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음을 찾아내게 된다.
이런 가정은 1978년부터 2002년까지 지속되었다.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입금 금지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낸시는 이곳에 머물러 헌팅턴 병의 원인과 진행과정 하나 하나 일일히 기록하였으며, 그들의 혈액샘플을 미국 짐 거셀라의 실험실로 보내 실험자료를 확보하는 그 과정이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힘든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낸시의 든든한 지원군은 바로 아버지 밀턴 웩슬러이다. 아버지는 90이 넘은 나이에도 연구를 하고 있었으며, 딸의 연구에 있어서 정신적인 지주로서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낸시의 인생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과의미를 부여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희귀병에 대한 연구는 거듭될수록 때로는 지칠 수 있고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70이 넘은 낸시는 그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한팅턴 병의 치료법이 개발되는 그 순간까지 계속될 거라는 걸 짐작하게 된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없지만, 함께 한다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낸시의 삶에서 보여지며, 베네수엘라 원주민을 향한 낸시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