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책벌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놀며 배운 행복의 법칙
권일한 지음, 반예림.이가진 그림 / 우리교육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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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앞을 지날 때가 있다.어릴 적 그때의 건물의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내 기억 속의 학교 운동장은 코딱지 만큼 작아졌다. 학교 앞 문구점의 주인 아주머니도 이젠 과거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그랬던 것 같다. 초등학교, 아니 나는 국민학교를 나왔다. 학교 이름조차 세대차이를 느낄 만큼 우리의 삶은 그렇게 바뀌고 변화해 간다. 이 책은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이 또렷하게 담겨진 동시이며, 권일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외계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선생님이 바라보는 외계인은 나의 과거의 자화상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1994년 삼척 남초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 되어서, 한달이 지나 10월달 처음 읽게 된 김다영의 <콧구멍>이 그 시작이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야기와 추억을 하나둘 담아내기 시작하였으며, 22년간 그것을 기록해 나가게 된다. 그것이 이 책이며, 선생님이 바라본 순수한 외계인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느끼게 된다. 순수함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말이다. 시골 정서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은 주변에 놀거리 볼 거리가 많다.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고, 산과 들을 다니면서 자연과 벗하고 지낸다. 때로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면서 투닥거린다. 그 하나 하나 선생님에겐 의미가 있다. 때로는 학교 앞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간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남감할 때도 있다. 하지만 권일한 선생님은 그 당황스러운 순간을 슬기롭게 바꿔 나갔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분명 어른이 보는 세상과 다르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어른들이 사용하는 언어처럼 개념이 불분명하고, 때로는 그 의미를 명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며, 독특함이다. 외계인이 쓴 언어로 기록해 나가는 세상의 모습, 그 아이들에게 '똥강아지'라는 이름은 '나는 너를 사랑해'와 같은 의미였다. 동시를 읽으면서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반 아이들을 보듬어 주었던 선생님은 나에게 똥강아지라 불렀다. 권일한 선생님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중학교에 부임하였고, 나는 선생님의 첫제자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 대한 애틋함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그걸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으며, 22년간 매 해 아이들을 바라보고 기록해 놓은 선생님의 그 따스한 마음,정겨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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