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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brary at the Edge of the World (Paperback)
Felicity Hayes-mccoy / Perennial / 2017년 11월
평점 :
도서관에 책을 빌릴 때면 제목으로 '도서관','헌책' 에 눈길이 가게 되고, 그런 책은 꼭 펼쳐 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것이 여행 에세이던지, 소설이던지 말이다. 책 속에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궁금해지고, 작가는 그 안에 무엇을 담아내고 있을까 알고 싶어진다. 나의 그런 무의식적인 습관이 이 책을 펼쳐본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 펠리시티 헤이스 매코이는, (쓰다 보니 이름도 참 길다.우리는 길어야 네글자이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한나는 변호사 남편 마틴과 남 부럽지 않게 런던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마틴은 한나가 아닌 또다른 여성과 밀회를 즐기고 있었고, 한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그런 생활을 반복해 왔다. 한나는 그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런던의 작은집에서 한나가 태어난 시골 판파란 반도에 돌아오게 된다.
'오만하다'는 말은 한나 케이시를 설명하는 그나마 순화된 말이었다. 그리고 오늘 만나고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무실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 리스벡의 차들을 피해 급히 가는 모습을 보몀서, 꼿꼿이 편 그녀의 등과 조금의 타협도 없다는 듯이 검은 머리를 한 가닥도 맘김없이 땋아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을 보면서 브라이언은 그녀에 대한 평판을 인정했다. (p162)
아일랜드 판파란 반도의 작은 시골 리스벡의 시골 도서관에 사서로 일하게 된 한나의 모습, 오만함과 원리원칙대로 행동하는 한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남편 마틴에게서 독립하고 싶은 욕구와 행동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는 몸에 배인 습관들, 소설 속에서 사서로서 한나는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가게들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되고, 우체국만 덩그란히 남아있는 시골의 모습, 한 가게에 여러 개의 다양한 물품과 아이템을 파는 전형적인 모습은 우리가 보았던 시골의 모습과 리스벡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이 많은 한나의 부모님 또래만 남아있는 곳에 도서관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았으며, 한나는도서관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한나가 사는 곳에서, 스마트폰과 앱은 도서관이 사라지게 되는 명분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도서관에 들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한나가 선택한 길을 도서관 방문자 수를 늘리는 것이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항상 자신의 언저리에서 잔소리만 늘어놓는 엄마 메리의 모습과 이제 세상을 떠난 고모 할머니 메기, 한나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또다른 여성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태어난 시골의 도서관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곳에는 도서관에 책을 빌리는 이들보다 도서관 사서가 더 많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있어서 도서관은 감지덕지 할 뿐이며 허울에 불과하다. 서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서점과 슈퍼, 까페를 겸하는 새로운 매장이 들어섰다.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도서관이 존재하는 것, 소설을 읽으면서 도서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한나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