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Let Me Go (Paperback)
Kazuo Ishiguro / FABER & FABER OME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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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평화로움과 통제와 감시가 현실이 된 미래의 모습, 이런 장르의 소설을 우리는 SF 소설이라 부른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과 달리, 비슷한 SF 장르와 흡사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읽으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 읽게 된 것은 이 소설이 우리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을 거라는 생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로 온전하게 가지고 있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 장기 기증과 이식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 속 내용은 법과 제도, 국민의 합의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우리 앞에 놓여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는지 눈여겨 볼 수 있으며, 인간 복제는 과거의 역사에 비해 그나마 윤리적으로 나은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지극히 평화론운 (?)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윤리적인 틀에 인간의 삶을 가두려 하는 건 아닌지,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질과 존재를 들여다 보면 이 소설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채워 나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의 장르는 SF 소설이다. 인문학적인 철학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정말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소설을 읽어나가게 된다. 만약 우리가 인간 복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우리는 상품으로서 인간을 어떻게 통제하고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 소설 속 루시 선생님이 던지는 메시지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인간 복제품을 클론이라 지칭하고 있으며, 인간과 분리 시키고 있다. 클론과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자아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과 달리 클론은 그걸 알지 못한다. 소설 속에서 클론으로서 캐시의 모습, 캐시는 근원자를 찾아 다니고 있다. 근원자를 찾는다는 건 자신의 자아를 인식하는 과정이며, 정체성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근원을 아담과 이브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우리의 정체성의 근원자는 단군 할아버지였다. 자신은 누구에게 복제되었는지, 그걸 찾아다니는 그 과정을 흥미롭게 바라보면, 인간 복제와 윤리의 상관관계를 엿보게 된다.


"그 방법이 너한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것만은 잊지마. 이곳 헤일셤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그 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적어도 난 네가 좋은 학생이고 그동안 알아 온 다른 학생들처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네가 얼마나 창의적인디는 중요하지 않아." (p47)


루시 선생님의 메시지는 이 소설에서 클론의 존재론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규정짓고 있다. 헤일셤에서 교육을 받고 루시 선생님 밑에서 교육과 학습을 받는 인간의 복제품으로서 클론의 존제 가치는 절대적으로 인간의 부속품에 불과하다.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장기 대체품으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교육과 학습을 하고 난 뒤 클론은 간병인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인간의 장기기증과 이식과정을 눈으로 보고, 또다른 클론의 운명을 바라보는 것이 그들의  첫번째 운명이다. 또한 클론의 종착지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다. 장기 기증을 여러차례하고 난 뒤 소모품으로서 가치가 없는 클론은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인간에게 창의적인 생각은 큰 힘을 가지고 있지만, 목적과 운명이 분명히 정해져 있는 클론에게 창의적인 생각은 위험적인 요소이다. 나는 이 대목을 보면서 과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과 독일이 자행했던 것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들은 유대인과 조선인을 하나의 클론으로 대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20년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교육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종관계이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을 모방하고 있지만, 인간으로서 가치를 부여받지 못한 킇ㄹ론의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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