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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평점 :
어떤 한 분야에 잇어서 전문가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덕후라 부른다. 과거엔 덕후의 이미지과 부정적이지만, 지금은 그들의 고유의 문화를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설 <스프린터>는 지하철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 주인공 강단이를 중심으로 괴생물체의 덫에 벗어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철도 덕후, 밀리터리 덕후가 소설에 등장해 강단이를 도와주고 있다.
철도 덕후의 세계를 잠시 들여다 보면 그들은 철도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어하고,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비를 들여 직접 전국을 다니며 대한민국 내에 있는 철도역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철도의 변천사를 보면 철도가 증기기관차에서 전기 기관차로 바뀌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 볼 수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 어떤 분야에 심취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이제 소설의 소재로 쓰여지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강단이. 그는 대한민국의 우사인볼트라 할 정도로 스피드가 빠른 육상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몰락하게 된다. 도핑테스트에 걸려 한순간에 강단이에서 단존슨으로 바뀌어 버렸다. 대중들의 손가락질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강단이, 4년간 국제대회 출장 정지는 그의 육상 인생을 접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고, 강단이는 지하철도에서 자신의 스피드를 과시하는 허세가득한 육상선수로 변질되고 말았다.
평소처럼 연아, 지태와 함께 지하철에서 스피드를 자랑하는 단이, 어느날 지하철 공간 안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기차역이 멈추고 악취가 뿜어져 나오는데, 순환열차로 이루어진 2호선에서 일어난 지하철 테러였다.지하철 테러의 형태는 한 곳이 아닌 서울의 127개 지하철에 동시에 발생하였고, 지하에 머물던 서울 시민은 갇혀버렸다. 괴생물체가 출입구 앞에 지키고 서 있는 그 순간, 강단이는 지하철 안에서 연아와 함께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11살 노숙자 화이를 만나게 되었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던 지하철 테러 사건, 그것은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로 인해 생겨난 누군가의 범죄였다. 지하의 공간이 지하철이 지나는 곳보다 더 깊은 곳에서 실행되고 있는 노아 프로젝트는 지하를 이용해 기차의 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프로젝트였다. 이 실험에 동원된 이들은 지하철에서 자생하는 노숙자였으며, 그들이 점차 사라진채 실험의 유니언이 되고 말았다. 지하철 테러는 그들의 분노였으며, 정부와 국정원 주도로 일어난 프로젝트가 드러나게 되었다.
사람들이 갇혀버린 상태에서 그들의 생존을 도와주는 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철덕이라 부르는 철도 덕후는 모바일을 활용해 지하에 갇힌 이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지하세계에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감춰진 통로들, 개구멍이라 부르는 통로는 철도 덕후에 의해 찾아냈으며, 그들은 그 통로를 활용해 탈출을 강행하게 된다.
유니언의 실제.그들의 배후에서 이 테러들을 기획하고 있는 신야,신야는 강단이와 만나게 되고, 강단이는 신야를 통해 U.E.B 가 어떤 곳인지 알게 된다. 거짓과 음모 속에서 비밀 프로젝트가 외부로 나가지 않으려는 이들의 행동을 들여다 보면 국가의 존재 가치와 한 인간의 생명에서 우리는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SF 소설이면서 재난 소설의 성격을 지닌 <스프린터>는 몰락한 육상선수 강단이의 스토리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이 책은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