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공주 - 제1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전래동화 최우수상 수상작 상상 고래 3
차율이 지음, 박병욱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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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어른들은 전래동화를 많이 읽으라고 한다. 전래동화를 많이 읽으면 큰 사람이 된다고 했던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 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 것 같다, 전래동화 속 이야기는 살아가면서 위기나 고통, 살에 대한 회의감이 생길 때 그 순간을 넘어갈 수 있는 다양한 교훈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전래 동화를 읽고 다시 반복해서 읽었던 건 전래 동화 속 이야기가 재미있어서이며, 전래동화 이야기를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묘지 공주>는 16세기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묘지에 사는 계집아이, 무덤 묘(墓),계집 희(姬), 묘희라는 계집아이는 호랑이가 사는 천호골에 살고 있다. 귀신과 대화를 하고, 꼬리가 아홉개 달린 구구와 천호골에 버려졌던 핏덩이 묘희를 어릴 적부터 키워준 백호 범니는 천호골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으며 적응해 나가고 있다. 한편 묘희는 영특한 아이였다. 귀신과 대화를 하면서 구구와 백호 사이에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우연히 천호골 묘지를 찾아다니는 사내를 만나게 된 묘희는 그 순간 자신의 운명이 바뀌고 있음은 깨닫게 된다.


묘지를 찾아다녔던 사내는 마마라 부르는 두창을 치유하는 비결을 찾아나서고 다녔던 의원이다. 의원으로서 사람이 죽어가는 전염병을 치유하는 법을 모색하던 도중 묘희가 있는 곳에 두창 걸려 죽은 시신들이 모여있다는 사실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묘희는 자신이 천호골에 버려진 사연과 함께, 정후라는 두령이 자신의 진짜 오라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 범니가 아닌 인간으로서 자신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산후풍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유모를 통해서 듣게 된다. 그것은 묘희에게 또다른 충격이었고, 정체성 혼란이 찾아왔다. 범니가 되고 싶었던 묘희는 결국 범니가 되지 못하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내려놓지 못하면서 살아가게 된다.구구와 백호는 여전히 천호골에 머물러 있었다. 구구는 변신의 귀재였기에 인간으로 바뀌어 묘희와 만날 수 있다. 묘희는 점점 더 자신의 어미인 범니의 목숨이 위태로워 질 거라는 걸 느꼈으며, 백호를 노리는 착호갑사와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 


대감댁 규수로 성장하게 된 묘희, 처음 거지꼴을 면하지 못했던 아이는 언문을 배우고 한문을 익히게 된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천호골에서 마났던 사내 청원과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청원과 만나면서, 한양 곳곳에 움막집을 짓고 두창에 걸려 방치된 시신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살아야 하는 묘희의 마음 언저리 속에는 대감집 규수가 아닌 청원이 하는 일과 동등한 일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다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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