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키만소리 지음 / 첫눈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한사람이 생각 났다. 여행 좋아하고, 책 좋아하고, 야구 좋아하는 사람, 롯데팬,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여행다니는 그 모습은 그렇게 남들에게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여행을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우리들의 삶, 저자는 엄마와 배낭 여행을 떠나게 된건 엄마의 의지였다. 국내 여행이 아닌 해외여행으로, 더군다나 가이드가 따라다니는 여행이 아닌 20kg 이 넘는 짐을 이고, 31일간 7440시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미션이다. 1955년생 짠순이 엄마 정현자와 고집불통, 게으름의 극치를 자랑 하는 딸 키만소리(김한솔이)는 그렇게 머나면 동남아시아로 여행 떠나게 된다. 인천공항을 지나 동남아시아로 가는 여행 경비는 엄마의 호주머니에서 200만원이 전부였다. 


여행이라고는 제주도밖에 모르고 있었던 엄마에게 있어서 해외여행은 어쩌면 무모한 것일 수 있다. 두발로 다녀야 하는 여행, 저가의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로 떠나게 된다. 그 안에서 영어를 전혀 모르는 엄마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고 있다. 다이빙에 대해서 전혀 해 본 적 없는 엄마., 현지의 음식이 맞을리가 없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라면이다. 게으른 딸 덕분에 엄마는 더 힘들었다. 아침잠이 많은 딸년(?) ,그래서 아침이면 엄마는 밖에 나가 시주동냥하게 된다. 받을 얻어 먹는 일은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닌 여러차례 계속되었고, 저자는 엄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어로 그들과 소통하는 엄마는 현지인 아이들의 신상을 전부 파악하고 있었고, 그것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빠른 세상에 살아가면서 느리게 살아가는 법, 저자는 엄마와 특별한 미션을 계획하게 된다. 그건 말레이시아 끝에서 국경을 넘어 태국의 끝으로 향하는 기차 여행이다. 20시간 걸리는 그런 여행은 국내에선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여행이다. 시베리아 기차 여행을 떠날 수 없는 현실, 그 현실을 그렇게 동남아시아 낯선 나라에서 체험하게 된다. 낭만가득한 기차여행이 계획된 것이 온전히 딸의 꼼수라는 걸 엄마는 모르고 있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첫 하는 건 아닌지, 그렇게 엄마의 좌충우돌 여행기에 책에 담겨진다. 


여행은 특별한 경험이자 추억이 된다. 살아있을 때 부모님께 잘하라는 그 말은 왜 그렇게 되물림 되는지, 외할머니에서, 엄마 정현자로, 그리고 딸년(?) 김한솔이에게 전해진다. 서로의 깊이 있는 대화 속에서 엄마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영어를 몰라도, 말레이시아어를 몰라도, 엄마는 그곳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물건을 깍을 줄 알았고, 30년 주부 9단으로서 그곳 음식을 활용해 엄마 밥을 만들어 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간다 하던가, 저자는 엄마와 여행에서 효녀 딸(?) 이라는 칭찬을 얻게 되었고, 엄마는 모임에 가면 딸 자랑을 하게 된다. 남들이 돈 자랑, 아파트 자랑을 해도 딸과 엄마가 30일동안 여행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리고 웹툰과 글이 함께 있어서 지루함 없이 이 책을 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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