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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경 - 독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유진 지음 / 포럼 / 2017년 10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신선하고 참신하다' 였다. 저자 유진은 1999년생 19살이다. 기존의 어른의 세계에 대해서 풍자하고 쓴 소리를 한다. 나 자신이 그동안 읽었던 자기계발서가 정형화된 틀에 따라 써내려갔다면, 이 책은 그 틀에서 벗어나 있다. 아니 저자는 왜 그 틀에 같혀 책을 써야 하는지 반문한다. 나답게 책을 쓰고, 제목을 드러내는 것, 책이란 나의 생각이 오롯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보편적인 진리에 이 책은 상당히 충실하다. 그래서 저자의 생각과 가치관 철학이 또렷하게 느껴졌으며 제목을 '책구경'이라고 쓴 이유가 뭔지 알수 있다. 다양한 책에 대해서 거부감 없이 읽어가고 수준에 맞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방법, 그것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 정독에 욕심내는 우리들에게 ' 책구경'은 또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책에는 상당한 책들이 소개된다. 난이도도 상당히 높으며, 인문학책이 소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책으로 존롤스의 '정의론'이다. 그 책은 마이클 센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기초가 되는 책이며, 상당히 수준이 높고 난해하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간다. 즉 책구경을 통해서 존롤스가 쓴 '정의론'에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을 조금씩 채워 나가고 있다. 책구경에 대해서 저자의 또다른 관점이 나타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등을 보며 자신에게 맡는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닌,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인가 읽을 수 없는 책인가 고르는 것이 아닌,저자가 가지고 있는 질문에 대한 사유에 대해서 새로운 답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 기준이 된다. 도서관과 서점에서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그 안에서 욕심내지 않는 독서법을 지향하고 있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헌법에 대한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필요한 법에 대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그 목적이 분명하고, 그 목적을 달성했다면 책을 덮는다.
이 책의 시작은 바로 2014년 4월 16일로 향한다. 그날 은 우리에게 참 슬픈 날이다. 세월호 침몰로 저자의 또래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대통령 탄핵인용 이후 저자는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사유하고, 생각하고, 채워 나가는 것, 사회에 대한 이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읽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저자가 책을 편독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사유하면서 질문을 만들어 나간다. 그 질문에 대해서 계속 채워 나가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된장이 숙성하는 것처럼 자신의 사유를,자신의 방법으로 숙성해 나가고 있다. 수많은 책들이 놓여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법을 할 수 있는 건 '책구경' 덕분이다. 책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 책 제목을 보고, 책의 두께를 보고 이 책은 어려워서 안 읽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책구경'이라는 하나의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 그리고 작가 유진을 만나면 사인을 받고 싶다.
껌을 씹자. 오늘을 살지 못하고 내일을 뒤쫒아 가는 어른들, 오늘의 불행을 참으면 내일이 행복할 거라고 사기차는 꼰대들, 아주 신사적으로 시간을 훔치려드는 회색신사를 비웃어 주자. 껌을 좍쫙 씹으면서,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모모' 같은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그냥 혼자 조용히 걷기도 하고, 단물 빠진 껌을 종이에 잘 싸서 버리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껌을 씹자. 좀 건들거려도 괜찮다. 뭐 재미있는 거 없나. 동네 한바퀴 돌듯이 책을 구경하면 된다. 그게 바로 책구경이다. (191페이지~191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