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울
쉬사사 지음, 박미진 옮김 / SISO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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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쉬사사가 쓴 <안녕, 우울>은 에세이의 탈을 쓴 소설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에세이 분위기와 느낌이 드는데, 왜 작가 이름이 등장하지 않느냐였다. 저자의 마음과 생각, 경험, 이야기를 소설 속에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으며, 이 책이 가지는 오묘한 느낌을 읽을 수 있다. 표지도 책 제목도 장르가 에세이 또는 심리학을 내포하고 있지만, 이 책의 장르는 소설이며, 스물 다섯 먹은 여자 중시시가 주인공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중시시는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남자 친구 렁샤오싱은 자신에게 '우울증'이 걸렸다고 선고하게 된다. 우울형 외톨이가 가지는 전형적인 사유 습관은 유소년기에 겪은 기억들이 성장하면서 지워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였다.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강한 척 해도 그 안에는 우울한 마음이 감춰져 있으며, 쿨한 척 하지만 우리는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간다.





렁샤오싱에게 스스로 무섭다고 고백하고 있다. 왜 무서운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우울증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 건지 알 수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으련만, 그것은 잔인하게도 그 해결책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죽음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 언저리에 남이있는 마음의 병, 누군가 내 곁에서 떠날 수 있고, 내가 누군가에게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무서움 그 자체였다. 죽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내면이 여기에 나온다.







달리기에 대한 예찬, 중시시의 별자리는 물병자리다.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홍루몽을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고 말하는데, 어느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에세이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달리기 예찬을 실천하게 된다. 5km 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긴 거리를 느릿느릿 달려가고 있다. 달리기는 잠시나마 내 안의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달리기가 주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5km 를 완주하면 10km 완주에 대한 욕심이 꿈틀거린다. 달리기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잘 알고 있기에 주인공이 말하는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기가 공감이 갔다. 달리고 난 뒤 나에게 주는 그 선물은 아무나 경험하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샤오싱과 이별하는 장면을 무수하게 그려보았었다' 

남자친구 샤오싱과 헤어지고 싶은 그 마음이 잘 드러난다. 우울증에 걸린 주인공과 남자친구와의 이별은 자신이 가진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 보기 위해서였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온전히 자유로움에 자신을 내 맡기는 것,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만 그 마음 속의 깊은 동요가 물결 넘치듯 흔들거린다. 헤어지고 싶은 마음을 가진 중시시, 그 마음 속에는 나는 헤어지고 싶지 않아가 내포내어 있다. 단지 렁샤오싱이 그 마음을 알아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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