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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의 인문학 : 한국편 - 이끌 것인가 따를 것인가 ㅣ 1인자의 인문학
신동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이 책은 1392년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그 시점부터 마지막 2인자로 살아왔던 김종필까지 600년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조선의 1인자는 바로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다. 2인자는 바로 우리가 말하는 신하였고, 지금은 그들을 총리라고 부른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1인자의 역할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탁월한 2인자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인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첫 번째 역량과 재능이며, 2인자로서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왕은 세상을 보는 눈이 신하들보다 낮았지만, 2인자는 그럴 수 없었다. 항상 언제나 자신으 주변을 살펴야 하고, 주변 국가와 조선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해야 했다. 때로는 2인자에게 악역이 맡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건 2인자 정도전이다. 그는 봉화 출신이며, 조선 건국을 설계한 재상이다. 하지만 그는 2인자로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된다. 태조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건국한 주요 인물이지만 태종 이방원의 눈밖에 날 수 밖에 없었고, 그는 태종 이방원에게 숙청당하고 말았다. 반면 하륜은 2인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지혜로운 2인자로서 삶을 마쳤다. 2인자에게 요구되는 조건 , 2인자로서의 위치를 지키는 것과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는 것, 1인자로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하륜은 잘 알고 있었다. 태종의 치세가 끝난 이후 세종의 시대가 열릴 수 있었고, 세종의 2인자 황희의 업적이 드러나게 된다.
책에는 2인자에게 요구되는 조건들이 나오고 있다. 2인자에게 제일 중요한 조건은 어쩌면 살아남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조선시대는 항상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당쟁으로 인해 권력 이동이 불가피했다.노론과 소론, 남인과 서인, 그들은 왕이 권력을 잡으면, 왕에게 시집을 보내는 방법을 통해 왕의 권력에 기댈 수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 안동 김씨의 위세는 상당한 위치에 있었고, 수많은 양반 가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다분히 왕을 이용하게 된다. 더 나아가 그들의 출세 수단이었던 과거에 양반이 매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2인자는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것에서 벗어나는 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롱룬 상황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태종에게 제거되었던 정도전이 그러했고, 청나라의 힘을 빌리고자 했던 명성황후도 그러했다. 일본의 입장에선 명성황후를 제거하는 길이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또다른 구실이 되었던 것이다. 이후 박정희와 김종필의 관계에서 박장희의 18년 재임기간 동안 김종필의 정치적 역량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도 1인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2인자로서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책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의 역사 속에서 2인자들의 모습을 관찰하면 그들의 권력 이동을 확인할 수 있다. 1인자가 될 수 없다면 2인자가 되라고 했던가, 항상 언제나 2인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던 역사적 인물들, 그들의 모습은 광복 이후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고 있는 현 시점에도 계속 되고 있으며, 1인자에게도 리더쉽이 있지만, 2인자에게도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