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의 봄날
최창원 지음 / 채륜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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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은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고, 우륵이 12곡을 지었다.가야금은 가실왕이 중국의 쟁(箏)을 본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가야금은 완전하게 독창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가실왕은 가야금을 제작할 때 중국의 악기 제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것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가야국의 정신이 담긴 독특하고 유일한 가야금을 만들었다. 가실왕이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전하나, 우륵이 직접 제작에 관여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가야금의 외관은 가야의 천문관이 반영되어 있다.   (삼국사기 본문)


이 소설은 우륵의 삶에 대해 나온다. 대가야의 악사였던 우륵. 익히 이름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의 삶에 대해선 알려지지 못했다. 그의 음악세계와  우륵이 살았던 가야의 운명, 가야는 꺼져가는 등불에 불과했다. 백제와 신라의 틈바구니에서, 백제에 의해 나라의 존폐가 위태로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륵은 가야금을 만들어서 부족국가였던 6개로 나뉘어 있는 가야국을 통합하고자 했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그것이 실패했음을 알게 된다. 신라의 법흥왕을 지나 진흥왕 때 신라에 귀의한 우륵의 삶 속에는 우륵의 아내 사린이 있었다. 대가야의 왕자였던 우륵과 금관가야의 공주였던 사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와 우륵의 삶 뒤에 숨어있는 신라 진흥왕을 향한 분노의 씨앗을 엿보게 된다.우륵의 부모의 죽음에 신라가 있었고, 우륵은 수양 아버지 휘와 수양 어머니 등흔에 의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가야의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자신의 이름조차 길가는 스님에 의해서 지어진 이름에 불과했디. 우륵이라는 이름 속에는 평범하게 살아는 의미가 숨어있었으며, 그것은 그의에게 주어진 운볌을 나타내는 하나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퓨전 소설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는 가야와 우륵의 이야기, 그 이야기에 우륵의 제자이자 남장 여악사 니문이 존재한다. 185개의 가야금 곡조에서 우륵이 남긴 곡은 12곡이었으며, 니문이 남긴 곡은 3곡이다. 소설을 읽으면 우륵은 수양 어머니 등흔에 의해서 음악적 재능 뿐 아니라 무예도 특출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겐 궁중음악과 가야금 선율에 따라 흐르는 노래가사를 짓는 것이 제격이었다. 이 소설 속에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잊혀진 나라 가야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진흥왕 앞에 놓여진 신무기 칠지도, 그 칠지도는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허나의 근거가 된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 신라의 역사가 찬란한 이유는 그들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백제 신라, 고구려, 그리고 6가야의 틈바구니 속에서 힘이 약했던 신라는 화랑의 힘을 빌려,당나라의 힘을 빌려 승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들의 찬란한 문화 속에는 가야의 문화와 음악도 감춰져 있었다. 우륵이 가야를 살리기 위해 만들었던 음악이 신라의 음악을 살찌우는 도구가 된 것이다. 더 나아가 백제의 역사도, 고구려의 역사도 마찬가지였다. 나당 연합군에 의해 우리는 고구령 땅을 당나라에 넘겨줄 수 밖에 없었지만, 잊혀진 나라 가야국을 복원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가야의 악사 우륵의 삶에 대해서, 우륵이 사랑했던 사린과 사리을 사랑했던 진흥완의 묘한 관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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