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전부인 줄 알았다 - 유세미의 인생수업
유세미 지음 / 프리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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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특히 어떤 문제가 갑자기 나타날 땐 모래성처럼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무너질 수 있다. 저자 유세미씨에게도 그런 날이 찾아오고 말았다. 여성으로서 직장맘이면서 슈퍼우먼으로서 승승장구 했던 20년간의 세월, 그 세월동안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성공을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살림하는 여자' 보다 '슈퍼우먼'이 더 잘 어울렸던 유세미씨에게 있어서 엄마 유세미보다 유세미 상무가 더 어울렸다. 하지만, 그 날은 찾아오고 말았다. 그 날 이후 한 회사에서 20년동안 일했던 그 모든게 갑자기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된다. 학교에서 온 전화 한 통, 고등학교에 다니는 유세미씨의 아들 민혁이 쓰러졌다는 소식이다. 완벽하고, 모범적이고, 엄마를 속썩이지 않았던 아이는 속으로 아파했고, 힘들어했다. 민혁에게 우울증이 찾아왔고, 그것은 공황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연예인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던 그 병이 자신의 아들에게 찾아온 것이다.


그랬다. 유통전문가로서 애경 최초의 여성 임원이었던 유세미 상무는 그렇게 아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인해 사직서를 쓰고 말았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휴일 없이 성공을 위해서, 승진과 연말 고과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남들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날이 부질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훌쩍 떠나고 나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범한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느끼게 된다. 어릴 적부터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해준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출산 후 45일만에 곧장 회사에 들어와 일했던 것들이 자랑이 아니라는 사실, 그 기억들은 유세미씨에게 존재하였지만, 아이를 위햐서 자신의 시간을 사용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이는 모범적으로 성장했고, 두 남매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되었다. 


이 책에는 유세미씨의 지난 날이 오롯히 기록되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아들이 스승이었다고 말하는 그 밑바탕에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다. 박진영, 양현석처럼 일분 일초 쪼개면서 살아온 그 시간들은 여자로서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서 쏟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엄마로서, 요리를 하면서 , 평일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지내면서 성공이 자신의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실패가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느끼게 된다.


남의 생각에 목숨 거는 것도 일단 일정한 기준이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의 기준대로 움직이더라도 그것이 과연 내가 원하는 바와 일치하느냐는 거다. 그리고 내게도 행복한 일인지 내 마음속에서 울리는 진심을 들어야 한다. 남의 생각대로 움직여 내가 불행하고 망가진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런 짓을 저지르며 산다. 마흔아홉인 나는 이제 남의 비난이나 칭잔에 의연하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마음먹는다. 비난도 칭찬도 결국엔 사라진다. 지난날의 실패와 나의 부족함은 세월과 버무려져 함께 숙성되고 발효되어 간다. 결국 이것이 지혜가 되어 오롯이 스스로를 성숙시키는 내가 되고 싶다.(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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