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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품은 백일홍
성낙영 지음 / 렛츠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2017년 5월 9일이었다. 그날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는 시기였다. 권력을 가졌던 이들은 그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스스로 자신이 했던 일들에 대해서 책임져야 했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는 그 순간이었다. 새로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었고, 그에게 기대하는 국빈들이 많다. 그동안 과거 정권이 적폐라는 단어를 들이밀면서 해왔던 일련의 행동들, 대토령의 권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우리는 그걸 느꼈고, 탄핵되었던 그분은 드라마에 심취해 있었다. 그리고 영욕의 서슬을 지금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100일간의 흔적을 다루고 있다. 대통령이 되어서 지나왔던 그 시간동안 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세월호 침몰은 수많은 사건 사고 중에서 백미였다. 아이들이 물속에 있는데도, 유가족이 숨죽이면서 자신의 아이를 마음 속으로 뭍어야 하는 그 순간, 그 사람은 자신의 권력과 추종자를 우선하였던 것이다. 100일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급한 것은 상처입은 국민들을 달래는 것이었다. 아픈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적폐에 대해서 말하던 그들에게 스스로 책임 지도록 만들었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되어서 인수위원회 하나 꾸리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의 100일간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 마주했던 것은 5.18 과 애국지사들과의 만남이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쳤던 그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그들을 예우했다. 연평해전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던 국군장병들, 그들의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고, 북한과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북핵 미사일에 이어서 핵무기까지 개발한 북한 문제는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에게 민감한 사안이기고 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 했던 건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하는 '문재인 내각'을 꾸려 나가는 것이다. 그 안에서 보여줬던 여러 가지 진통들, 특히 강경화 외무부 장관에게서 보였던 부정부패 비리는 우리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겨주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으며, 문제인 대표의 11일간의 외교순방길에 강경화 외무부장관도 동참하게 되었다. 그리고 76일이 지나서야 비로서 '문제인 내각' 첫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 있게 되었다.
4년간의 시간, 대통령의 자질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허수아비 역할을 대통령에게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스스로 허수아비를 자처하였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워나갔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채, 대통령 순방길에 올랐으며, 비행기 앞에서 손을 흔드는 그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대통령으로서의 책무가 무엇인지, 일을 하러 대통령 순방길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놀러갔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 11일간 해외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의 수장에게서 느꼈던 부끄러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되었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우리는 그 사람에게 놀 기회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7년 여름 휴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마친 뒤 느끼는 달콤함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