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러 가는 여행 - 삶에서 길을 잃었다면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봐!
피터 수 지음, 장려진 옮김 / 보아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문득 할아버지의 자화상이 생각이 난다. 지금은 여행이 일상화 되었고, 국내여행 ,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지만 나의 할아버지는 그렇지 못했다. 기껏해야 가까운 장에 나가시는 정도였으며, 항상 소처럼 일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땐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여행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마주하면서, 배우지 못하고, 먹지 못했던 삶을 살았던 할아버지의 자화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버렸다. 익숙하다는 것과 낯설다는 개념도 우리가 스스로 배워서 얻은 것이지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은 아니다. 나에 대해서,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낯선 곳으로 탈출한다는 걸 여행이라 부르는 우리들에게 그것은 그냥 주어지지 않았고, 누군가에 의해서 얻은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은 그렇게 나의 삶과 제 주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된다.


인생 최고의 여행은 낯선 곳에서 오래전에 잃어버린 감동을 되찾는 것이다. 홀로 길을 떠나 자유롭게, 어디든, 얽매임 없이, 배낭을 메고, 스스로 갈 수 있는 한 멀리 떠나보라 (p16)


여행이란 내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도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여행이지만, 낯선 곳에서 어느 한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일종의 여행이다. 멈춰 있는 나와 항상 움직이는 피사체를 바라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게 된다. 그들을 통해서 나 스스로 나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되고, 나에게 주어진 행복과 불행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기회가 주어진다. 많은 걸 가지고 있으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건 무엇인지, 여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이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죽을 힘을 다해 견뎌보라. 그러면 어느 해, 어느 순간에 인생에서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힘이 생겨 이 모든 것을 돌이켜보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지' 라고 웃으며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p138)


그렇다,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불행한 날도 있다. 그것을 우리는 인생이라 부른다. 행복만 쭈욱 바라는 우리의 인생 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를 골똘하게 되고, 흔들리게 만든다. 그것을 우리에게 운명이라 부르고, 견뎌냄 그 자체가 버거움이 된다. 이 문장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나의 삶 속에서 누군가의 자화상을 발견하는 것, 누군가의 이야기는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흔들리는 순간에 욕심을 버리고,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걸어간다면, 나에게 주어진 매듭을 스스로 풀수 있지 않을까 하는,그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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