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시인 - 세상을 바꾸는 바보시인 이승규의 통찰력
이승규 지음 / 좋은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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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시집에 눈길이 갑니다. 집에 있는 시집은 전부 누군가에게 주었던 나, 도서관에서 시집 코너는 보지 않았던 나인데, 나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왜였을까요. 시에는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 내가 알고 있었던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시를 읽고 , 내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소설은 이야기를 채워갑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시는 이야기를 덜어냅니다. 의미조차 덜어내고, 필요한 말과 의미만 담아냅니다. 포장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시는 자신을 깍아냅니다. 네모난 세상에서 둥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그것이 시의 본질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추억이 사라지면서 , 시를 읽게 되었고, 소설은 남의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시는 온전히 나만 바라봅니다. 나의 내면을 고스란히 들여다 보고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책 재목 '바보시인' . '어릴 땐 아는 것이 힘이다' 가 정답인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바보로 살아가는게 더 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시골에 가면 보이는 바보가 애잔하고 애틋하게 느꼈지만, 지금은 부러움으로 바라봅니다. 바보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래서 책 제목이 정겹게 다가오고 친밀감을 느낍니다. 시인 이승규씨는 그렇게 스스로를 바보 시인이라 부르고 있으며, 그의 시를 읽으면서 나도 바보가 됩니다.


젓가락

인생은 젓가락이다.
음식을 먹을 때 
챙겨주는 젓가락이 되는 것이다.
젓가락이 없을 때 
우리는 허전하고 불편하다.

인생은 배려하는 것이가.
삶을 살아갈 때
챙겨주는 젓가락이 되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지만
젓가락처럼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p41)

그렇습니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젓가락입니다. 젓가락은 '함께'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함께'하면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혼자 이기에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고, 혼자이기에 때로는 쓸쓸합니다. 함께 하면서 함께 먹을 먹고 대화를 하는 것, 우리는 혼자라는 것에 길들여져 살아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7가지 본질적인 질문

본능에 의해 몸을 섞는 것이
진짜 사랑인가?
겉으로 믿는 척 속으론 실패를 바라는 것이 진짜 우정인가?

약자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진짜 비판인가?

주어진 대로 순응하며 사는 것이
진짜 운명인가?

관념이 고정되어가는 것이 
'나이'의 진자 의미인가?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것이
진짜 '공부'인기?

이성에 마음과 직관을 속이며 사는 것이 진짜 '성공'인가? (P48)

질문하고 있습니다. 삶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으며, 그에 따른 답은 나의 인생이 됩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이해가 되어야 움직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해가 되지 않아도 움직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돈'과 수많은 '인간관계','이해관계'에 얽혀서 우리는 그렇게  자유를 내려놓고 나에게 강요되어진 것들을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손톱

노력과 집착에는 
근소한 차이가 있다.
손톱을 깍는 것이 
노력이라면
더 바짝 깎으려다
살을 파는 것이 집착이다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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