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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 전설은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9
김수안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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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야구는 독특한 스포츠이다. 마지막 9회가 되어서도 끈을 놓을 수 없고, 언제나 역전이 가능하다. 정적인 스포츠를 지향하면서, 야구를 구경하는 관중의 모습은 역동적이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이며, 언제 어디서나 예의를 중시하는 스포츠였다. 홈런을 칠 때 타자는 베이스를 돌 때 걸으면 안되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하며, 빈볼을 던지거나, 실수로 투수가 던진 공에 타자가 맞을 때 , 투수는 그에 따른 미안함의 제스처를 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선수와 선수가 공격과 수지를 할 때 예기치 않은 이유로 부상 당할 때 선수는 당황하게 되고, 경기를 망칠 때도 있다. 둥근 공이 100km 넘는 속도로 타자에게 날아가는 그 순간은 언제든지 부상에 노출 될 수 있으며, 야구팬이라면 야구 경기장에 일아난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 가장 안타까운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임수혁 선수였다. 2000년 4월 18일 잠실 경기에서 2루에 있었던 임수혁 선수는 지금 해설자로 있는 조성환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갑자기 쓰러졌으며, 그로인해 기약없는 투병 생활을 해야했다. 결국 임수혁 선수는 투병생활한 지 10년이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렇게 타자와 투수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기록 뿐 아니라 부상에 대해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수많은 야구선수들이 재활과정을 겪고 다시 야구 선수에 입문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때 잘 나가던 선수들이 예기치 않은 이유로 사고를 당하고 선수생명에 위기가 찾아올 때 그들은 어떻게 그걸 극복했는지, 레전드에게도 슬럼프는 언제나 도사리고 있으며, 발목잡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책에는 네명의 레전드 선수가 나온다. 롯데 자이언츠 박정태, 해태타이거즈 김종모, 한화 이글스 송진우, LG 트윈스 김용수. 네명의 야구 선수 중 김종모 선수를 제외하고 세명의 야구 선수의 활약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김종모 선수는 내가 야구를 좋아하기 전에 한 창 뜨던 야구 선수였고, 프로야구 원년멤버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여기서 레전드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온다는 사실이며, 그들의 슬럼프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악바리로 유명한 롯데의 프랜차이즈 선수 박정태의 어릴 적 야구 인생을 살펴보면 눈물겨울 정도로 가난했다. 왜 야구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던 박정태에게 있어서 야구는 살아가는 의미이며, 탈출구였다. 어머니와 함께 좁은 공간에 살아야 했던 박정태, 야구 회비조차 내지 못했던 그는 그렇게 야구 경기장에 들어서면 악바리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예기치 않은 부상이 찾아왔으며, 2년간의 재활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야구선수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2루수로서 5번의 골든 글러브 수상 기록, 1999년 31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있다.
나는 이 책에서 한기주 선수의 이야기가 눈길이 갔다. 네 명의 레전드보다 더 안타까운 선수, 그의 이름은 한기주였다.지금 메이저 대회에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와 동갑인 한기주 선수, 그는 고교 야구 혹사의 대표적인 투수였다. 154km 의 강속구를 고교 시절 뿌렸으며, 그는 언제 어디서든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프로에서 돌라와 독이 되고 말았고, 2005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 대회에서 숙적 일본과 9회까지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한기주는 그것은 독이 든 성배였다.2006년 기아 입단후 실시한 팔꿈치 정밀 검사에서 그는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고 있었고, 재활과 수슬의 기로에 놓여질 수 밖에 없었다. 한기주는 2006년 데뷔 첫해 10승을 거두게 된다. 선발 투수로서 활약할 수 없는 몸을 가지고 있었던 한기주는 마무리 투수로 전환하였으며, 2009년 11월 미국에 건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술과 팔꿈치 뒤편 뼛조각 두개 제거하는 골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재활을 거쳐 2016년 복귀하지만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투수들에게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화의 배영수 투수,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류현진 투수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박찬호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투수 혹사에 관한 대표적인 경기 하나가 생각이 났다. 선동렬과 박충식이 선발 투수로 나섰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 , 대부분 선동렬 투수의 우세를 점췃던 그 경기에서 두 선수는 10회까지 2:2 팽팽한 경기를 유지 하였고, 투수 박충식은 15회까지 181 구를 뿌리면서 호투하였다. 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1990년대 말까지 그런 경기가 비일비재 했으며, 투수는 감독의 요구에 따라야 했다.
슬럼프는 투수에게도 찾아오지만 타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경기를 잘해도 슬럼프는 항상 타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왔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승엽 선수이다. 2008년 올림픽 경기에서 22타수 3안타의 부진,이승엽 선수를 선수 명단에 올리는 김인식 감독의 처사에 대해 야구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매경기 이기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아슬아슬한 경기가 계속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이승엽을 계속 기용했으며, 준결승 일본과의 결전에서 역전 투런표를 쏘아 올렸으며, 대한민국이 결승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2017년 이승엽 선수는 엔씨 이호준 선수와 함께 은퇴하게 된다.
야구에 미치는 이유는 바로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가져올 때이다. 그 순간 순간을 야구팬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와 감독에게 욕을 하면서 야구 경기를 보며, 때로는 자신이 감독인 양 투수 기용과 교체에 대해 열을 올릴 때가 있다. 더 나아가 야구 선수들의 매너와 도덕성에 대해 말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슬럼프는 2017년 정규시즌이 끝나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