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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 박상 본격 뮤직 에쎄-이 ㅣ 슬로북 Slow Book 2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9월
평점 :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법은 다르다. 각자 추구하는 취향도 다르고 살아온 곳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돈을 벌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반지하에 살면서 여행 다니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런 사람중에 한사람이 저자 박상이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제목을 보면서, 무언가 독특함을 느끼게 된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책 속을 들여다보면 작가의 개성과 엉뚱함을 느끼게 된다. 7080 세대에게는 친숙한 이야기들이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지난 Z세대에겐 뭐지 하게 만드는 것들, 이 책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진다. 격식에 치우친 우리 삶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sms 소설가 박상, 이 책은 작가로서의 모습이 아닌 음악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누군가의 일상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자유분방함 속에서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 속에는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장염에 걸려 좋은 점이 딱 하나 있었다. 강력하던 우울증이 싸악 빠져 나간 것이다. 우울증이 장염보다 서열이 낮은 건지 알아서 짜진 모양이다, 앞으로 우울증에 빠지면 잽싸게 상한 음식을 먹으면 되는 걸까? 어우 그럴 순 없다. 우울증이 훨씬 덜 아프다. 어쨋든 앓느라 한잠도 못자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원고를 꾸역 꾸역 쓰는데 집 앞 에서 굴착기가 공사를 시작했다. 타이밍 보소, 이건 뭐, 마감 매직도 전혀 안 통하고 딱 망하라는 얘기 아닌가. (p172)
책에 나오는 문장 중 하나를 끌어왔다. 그의 문체는 여느 책에서 보는 그런 것과 차이가 있다. 때로는 진지하면서, 자신의 사변적인 이야기를 뒤섞어 놓는다. 국내를 여행하고 해외를 여행하면서, 때로는 작가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는다. 궁상스럽게 살아가면서, 돈도 벌고 싶고 하루키가 되고 싶지만 , 그 이상향은 높기만 하다. 원고 마감일 조차 지키지 못하는 불량작가로서의 그의 모습 뒤에는 때로는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벗어나고 싶은 보헤미안적인 기질도 나타난다. 하지만 저자의 스타일은 락을 좋아하면서,산울림을 좋아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첨밀밀 노래에 대한 감성, 등려군의 노래에는 그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느껴지고 있다. 슬플 땐 주성치 영화를 보고, 울고 싶을 땐 언제라도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여행지 드레스덴에서 들었던 노래는 독일 노래가 아닌 국내 가수의 번안곡이었으며, 그것을 듣는 그 순간 저자는 멈춰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그 노래의 의미를 알고 있는 걸까, 모르고 있는걸까,그들은 저 노래를 왜 듣는 거지에 대한 의구심은 박상에게 작가로서의 또다른 영감을 제공하게 된다.
서점에 수십만권의 책 중에서 실제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책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게 된다. 거의 대부분 고만 고만한 책제목이 뒤섞여 있으며, 그 책을 내가 읽은 책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주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면, 그 책이 누구작품인지 알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게 된다. 하지만 박상의 책들은 한번 더 눈여겨 볼 것 같다.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으며, 그 안에 아재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비틀즈를 좋아하면서 나이 들어 보이지만, 그다지 나이를 먹지 않은 작가, 이름조차 특이한 저자의 모습 뒤에서 음악을 좋아하기에, 돈이 없기에 이사를 다닐 수 밖에 없는 저자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