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너에게 (스페셜 에디션)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성자연 그림 / 넥서스BOOKS / 2017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너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의 원하는 모습으로 너를 바꾸려는 사람 말고
너의 본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고
그 모습을 가장 좋아해주는
너, 정말 예쁘다

사랑하기에 아파하기엔 너무 아까울 만큼
사랑에 지쳐하기엔 너무 아까울 만큼 

정말 예쁘다.(p17)

책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너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처음엔 이 메시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이 메시지는 자신이 사랑하는 '너에게' 보내는 또다른 의미의 사랑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맺어지지 못했음을 감지하게 된다. 한 때 사랑했던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의 메시지였으며, 여전히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남자의 부질없는 메시지였다. 온전히 남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 속에서 그렇게 자신이 사랑했던 이와 다시 만날 수 없음을 암시하게 된다.


인연이 아닌 건가 해서 접었던 마음을 피게 한 것은
상대방의 구애도 아니고,새로이 찾아온 사랑도 아니다.

그저 네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 간절한 마음일 뿐.
헛된 기다림이 아닐 거라
굳게 믿는 그 잔절한 마음일 뿐. (p32)


사랑은 그렇게 이어짐과 끊어짐의 연속이다. 누군가 사랑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간절한 마음을 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쩌면 사랑에 대한 예의였다. 하지만 우리가 보여주는 사랑은 그렇지 못하다. 지극히 세속적이고, 이해관계가 교차되는 사랑, 순수한 사랑, 순진한 사랑은 이제 보여지지 않는다. 사라은 두 사람이 맺어서 시작된다고 하던가,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 안에는 또다른 관계가 존재하며, 그 존재의 가치는 사랑을 이어지게 하거나 때로는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다.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주저하는 그 이면에는 사랑이 가지는 본질적인 요소에 눈길이 가게 된다.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언젠가 엇갈릴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우리에게 때로는 고통이 되어진다..


민낯에도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는 사이
집 앞 작은 공원의 벤치가 최고의 데이트 장소인 사이
서로의 지갑 사정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사이

너와 나는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어.(p57)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기적인 사랑의 모습, 여자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는 남자의 일방적인 사랑에 대한 그 느낌을 엿볼 수 있다. 예뻐지고 싶어하는 여자의 마음과 수수한 그 모습을 보고 싶은 남자의 마음, 사랑에 대한 배려라는 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되물어 보게 된다.


'말투' 변하지 마세요.

당신이 변한 건 말투 하나지만
상대방이 드는 생각은 하나가 아니거든요(p97)


말이 가지는 의미,말에는 의미 뿐 아니라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사랑의 언어가 고스란히 내포되어 있는 말이 변한다는 건 , 사랑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말이 변하면 마음이 변하고 , 마음이 변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너에게 등을 돌리고 난 후 시간이 꽤 흘렀지. 물론 우리는 이별같은 것을 겪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여느 연인과 다를 것 없는 따사로운 나날을 서로에게 선물하곤 했어. 아, 보통의 연인들과 다른 게 있다면, 우리는 그들보다 더 애틋하다 자부했다는 것 정도? 그런 우리가 이렇게 서로의 연락처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그 거리가 아득해질 줄 누가 알았겠어.이제 더 이상 네가 밉지 않아. 그 때의 나를 매몰차게 떼어낸 너지만, 그렇다 할 만큼 원망을 남겨두지 않았기에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아. 오히려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나와 함께일 때보다 훨씬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라는 존재를 완전히 잊고, 나와의 인연을 티끌 하나 없이 지워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어. 나는 나를 마지막까지 배려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 적어도 한 때 사랑이라고 참 많이 아꼈던 사람이니까.(p128)


남자의 사랑의 방식이 온전히 담겨진 문장이다. 너와 나의 사랑, 남자와 여자의 사랑, 남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고 한다. 사랑했기에 내려 놓고 싶었고,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더 이상 상처주지 않기를, 상처가 사랑의 마침표가 아닌 시작이 되길 바라는 남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나오고 있다, 그래서 여자의 사랑도 어렵지만 남자의 사랑도 어려운 것 같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건 그 순간의 찰나가 아닌, 된장이 수성되어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걸, 그래서 찰나의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오해는 언제나 불가피하게 되고, 오해는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는 이유가 된다. 그것이 바로 책에 나온다. 남자는 여전히 사랑을 하고 있으며,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쉽지 않았다. 한 때 내가 사랑했던 이가 나와의 사랑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책에 담겨진 문장 하나 하나는 모두 남자의 사랑에 대해 나온다. 그리움과 후회가 감춰져 있었고, 누군가 자신의 후회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오롯이 답겨져 있다. 간절한 사랑의 마음이 결혼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되면 그로 인해 힘들어한다.남자는 그걸 알고 있기에 자신에 대해 잊어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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