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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ㅣ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1
<어쩌다 어른> 제작팀 노래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9월
평점 :
tvN 에서 방영하고 있는 <어쩌다 어른> 은 첫회부터 지금까지 봤습니다. 100회를 지난 현재 저는 그중에서 70회까지 봤으며, 나머지도 볼 예정입니다. 2년동안 꾸준히 <어쩌다 어른>이 방송되고 사랑받았던 건 그것이 바로 '어른'이라는 단순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반대말이 되어버린 어른이라는 그 단어의 묵직함과 책임감, 어른이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건만 ,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이름이었고, 누구에게나 나이가 먹어가면 주어지는 직업이었던 것입니다. 학교 다닐 때 꼰대라 불리었던 그 어른의 모습이 이제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닫게 될 때, 준비되지 않은 어른으로서의 자화상이 나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내가 싫어했던 선생님의 모습과 나이가 바로 그 나이가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될 때 이유없는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 프로그램은 바로 내 안의 또다른 불안한 아이 '나;를 알게 해 주는 프로그램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어른' 이 주제이지만,실제로는 바로 '나' ,'자신'이 주제였으며,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어쩌다 어른>에서 강의를 하신 아홉사람의 전문가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김경일 교수를 포함해 김대식,김대수, 서민,김미경, 김범준,문성욱,심용환, 양재진, 이렇게 아홉 사람의 전문가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바로 나는 누구이며, 내가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특히 방송에서 관심 가졌고, 책에서 관심 가졌던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과 뇌과학자 김대식, 스타강사 김미경, 기생충을 연구하는 서민 이 분들의 이야기에 관심 가졌으며 궁금했습니다.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은 바로 우리의 인지 심리에 대해 말합니다. 메타인지, 회피동기와 접근 동기 이 세가지 키포인트를 활용해 김경일 교수님은 인간의 심리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특히 합리적인 인간이 실수를 저지르는 그 이면에 숨어있는 회피동기는 무엇이며, 접근 동기는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사람들은 대체로 회피동기를 멀리한다는 걸, 그의 심리이론에 나옵니다. like와 want 가 나옵니다. like는 접근동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want는 회피동지의 특징을 가집니다. 내가 무엇을 원한다(want)는 것은 내가 그걸 가지지 못함으로서 발생하는 나의 심리 방어기재, 그걸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질투 때문에 시작되며, 나에게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려는 성향을 지닙니다. 어떤 물건이 나의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그걸 꼭 가지고 싶은 이유는 바로 나의 가까운 누군가가 그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 못 견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그 이면에는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회피동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내가 아는 것보다 그 사람이 싫어하는 걸 아는 것이 나의 삶에 있어서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님, 그의 생각을 알기 전에 유발하라리가 쓴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참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의 뇌에 대해 연구하는 김대식 교수님은 방송에서 목소리가 특이합니다. 인간이 말하는 '나'는 바로 나가 아닌 '내가 가진 뇌'를 의미합니다. 또한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로 지금까지 생존해 왔던 그 특성 속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건 호모 사피엔스로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상상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모 사피엔스와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고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인간이 인공지능을 만든 그 과정은 무엇인지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의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강연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스타강사 김미경씨. 저는 이 사람을 사실 좋아하지 않습니다. 강사로서 잘나가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김미경씨의 인기가 추락하게 된 것은 김미경씨의 학위였습니다. 우리와 다른 줄 알았던 그녀의 이력이 사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서 배신감을 느껴습니다. 더 나아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자신감 속에 감춰진 오만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날개가 꺽인 모습, 그동안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김미경씨는 <어쩌다 어른> 에 출연하게 됩니다. 과거의 오만한 모습 대신 겸손함과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김미경씨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또한 그녀처럼 추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소름 끼쳤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김미경씨의 인생사가 바로 나에게 위기가 찾아올 때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서민 교수님입니다. 그분의 모습을 보면 영화 배우 이문식과 흡사합니다. 이름 그대로 서민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생충학자로서 서민 교수님의 기생충 사랑을 엿보면,그의 해박함에 대해 놀라게 되고, 그의 기생충 사랑 방식에 또한 번 놀라게 됩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기생충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인간의 몸속에서 숙주로 자라는 기생충은 사실상 징그럽습니다. 하지만 서민 교수님은 다르게 말합니다. 기생충이 2억년 넘게 살아있었던 생존 비법은 바로 '공생','공존'입니다. 인간의 몸 속에서 장기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기생충은 불편한 존재이지만 해롭지 않은 존재입니다.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도 죽는다는 그 진리는 우리에게 많은 걸 시사하게 됩니다. 나의 가까운 사람들과 공생하지 않고, 공존하지 않는 모습, 서로를 해치고 의심하는 그런 모습은 기생충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서민교수님은 강조합니다.
어쩌다 어른은 그렇게 바로 데카르트가 평생동안 연구 했던 것, 바로 '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내가 변화하고 행복을 추구하려면 바로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남을 관찰하고 남에 대해서 더 많이 알려는 것, 그것은 부질없는 행동이라는 걸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한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였던 그들의 언어를 통해 나를 알아갈 수 있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식과 지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