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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 시티 -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
빌 헤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알마 / 2017년 8월
평점 :
이 책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올리브 색스, 뉴욕 그리고 죽음, 올리브 색스의 저서를 아직 접해본 적은 없지만 그의 삶은 어떤지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스티브를 잃고 난 뒤 상실감 속에 지내야 했던 빌헤이스는 낱말을 사랑한 남자 '올리브 색스'와 함께 연인으로서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우리가 칙릿 소설에서 보았던 화려한 뉴욕의 모습과 상반된 또다른 뉴욕의 모습은 소음과 쓰레기와 혼돈이 교차되는 공간이며, 그 안에서의 뉴욕시민의 일반적인 삶을 엿볼 수 있다. 빌헤이스가 바라보는 뉴욕시민의 삶은 바로 우리의 서울의 변두리의 서울 도시민의 삶과 무관하지 않았으며, 그들만의 규칙이 숨어있었다. 계산 되어지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서 숨쉬는 뉴욕시민들, 그들은 법과 제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그들만의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이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올리브 삭스의 독특한 면을 바라보게 된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을 끼고 살았던 그 남자는 세상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언어로 바꾸고 싶어했다.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했으며, 실상 속에서 쓰여지지 않은 유의어와 반이어를 스스로 찾아내는데 열중하게 된다. 주기율표를 외우고, 주기율표를 활용해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돈의 논리에 따라 가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올리브 색스가 선택한 길은 돈에 집착하지 않은 나만의 삶을 추구하고 있었다.
o가 반드시 일기를 적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러기로 한다. 종이 쪼가리나 봉투 뒷면, 칵테일 냅킨, 같은데다 메모를 한다. 날짜를 적을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p59)
올리브색스는 빌헤이스에게 일기를 쓰라고 했다. 삶 속의 뉴요커의 삶을 일상적인 모습을 써내려 가는 것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빌헤이스는 올리브색스와 함께 살아가면서 뉴욕의 모습을 글과 사진을 통해 담아내고 있었다. 사랑을 하였기에 커플이 보였고, 아이들이 보였다. 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뉴욕은 불면의 도시였다. 밤과 낮이 공존하면서 욕망의 도시 뉴욕속에 보여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은 그들의 평범한 삶이 나타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택시기사는 택시라는 좁은 공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나와 너가 가까워지는 공간에 일정한 시간의 존재, 그들은 서로에 대해 모르지만 서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으며, 서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낸다.
올리브 색스는 2015년 빌헤이스의 곁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스티브를 잃고 두번째 올리브 색스와 헤어지게 된 빌 헤이스. 그에게는 올리브 색스가 남겨놓은 좋은 기억들이 남아 있다. 암으로 인해 아파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던 볼리브 색스를 바라보면서 죽음이란 슬프거나 아프거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우리가 외면해야 하는 것이 아닌, 나와 함께 하면서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삶과 마지막 이별의 순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일깨워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