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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쌩초보도 5주면 쓸 수 있는 돈 버는 로맨스 글쓰기
제리안 지음 / 앵글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책쓰기에 관한 책들은 다양하게 읽어봤다. 이 책처럼 한 장르에 관한 책쓰기는 처음 보게 된다. 로맨스소설은 어떻게 쓰고, 실제 로맨스 소설 작가는 어떤 형태로 소설을 써내려가는지 그 과정 하나하나가 궁금하게 된다. 대한민국에 할리퀸 소설이 들어온지 30년이 지난 지금 로맨스 소설은 소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 속에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독서의 흔적들을 보면 역사극과 로맨스가 더해진 소설을 주로 읽었으며, 정은궐 작가 스타일의 소설을 좋아한다. 지루할 수 있는 역사극에 로맨스를 더해감으로서 킬링 타임용으로 딱이기 때문이다.
로맨스 소설을 일는 것에 대해 남자의 시선과 여자의 시선이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남자는 로맨스 소설에 대해 그냥 가벼운 사랑이야기, 시간을 채우는 지나가는 하나의 소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 로맨스 소설안에서 자신의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채워 나가려는 성향이 짙다. 저자는 이런 여자의 심리에 대해서, 로맨스 소설을 시리즈로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지, 로맨스 소설의 인기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로맨스 소설 안에 감춰진 성적인 요소가 은밀한 사랑에 대한 여자의 또다른 시점을 엿볼 수 있으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왕자님과 자신을 결부 짓게 된다.
포르노와 섹스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여자의 성욕 시그널은 바로 로맨스였다. 남자가 채워지지 않는 정서적인 성욕구를 로맨스 소설을 통해 채워 나가는 여자의 심리 ,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은 남성이 19금 잡지를 소장하고 은밀하게 읽는 것과 비슷하다는 걸 알수 있다. 여자들이 원하는 시그널을 로맨스 소설을 통해 채워나가지 않으면 그 로맨스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며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여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다면 심리책 한권을 읽는 것보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이 더 낫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드라마를 볼때 남자는 그 안에서 오류를 찾아 나간다. 여자는 그렇지 않다.드라마는 드라마이고 다큐는 다큐이다. 특히 남자의 전유물이라도 할 수 있는 군대와 로맨스가 더해진 형태, 즉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남자들이 잘 안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속에서 여자들은 그 안에서 송중기와 송혜교의 사랑을 보지만, 남자들은 그 안에서 현실을 바라본다. 여자는 그 드라마 속에서 사랑을 보지만, 남자는 그 안에서 죽음을 바라본다. 그 현실의 갭이 커지면 커질수록 남자는 리모컨을 다른 곳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로맨스 소설을 읽고 선택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로맨스 소설에 있어서 현실과 이상을 녹여내되 여자가 채우고 싶어하는 것과 남자들이 요구하는 '사실'의 간극을 잘 매꾸어야 한다. 작가에게 요구되는 두가지 정확한 자료조사, 다양한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키스. 키스는 로맨스 소설의 핵심이다. 키스가 존재하지 않는 로맨스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돌이켜 보면 작가 이정명이 쓴 소설 '바람의 화원'을 보면 그 특징이 잘 나타난다. 남자가 쓴 로맨스 소설 안에는 키스가 존재하지 않거나 그 비중이 적다. 드라마 속에서 문근봉이라는 별칭이 붙은 문근영과 문뽕구라 불리었던 문채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시대상과 맞물려 애틋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특징은 정은궐의 성유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남장 여자의 로맨스 이야기는 로맨스 소설에서 보여지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로맨스 소설애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로맨스 소설에서 요구하는 캐릭터의 조건이 나타나고 있다. 더 나아가 로맨스 소설의 결말은 대체로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언급하고 있다. 로맨스 소설을 다 읽고 남는 것은 마지막 장면 그 하나이기 때문이다. 찝찝한 결말은 찝찝한 기억으로 남는다다.
그동안 이해가지 않았던 한가지 궁금증을 이 책을 통해 풀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편독을 하거나 작가 한사람의 작품에 올인하면서 모으는 성향이 짙다. 수많은 책들 속에 파묻히면서 모든 책을 읽을 수 없고 소유할 수 없기에 선택한 하나의 타협안이다. 하지만 로맨스 소설만 읽고 소유하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공감가지 못했다. 그동안 로맨스 소설에 대해 다양하게 접했고, 드라마로 영화로 받지만, 소유한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로맨스 소설을 읽고 난 뒤 나에게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 읽는 순간의 재미 그 한가지 밖에는 채워지지 않았다. 이 책은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게 해 주었으며, 로맨스 작가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글을 써야하고,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지, 그 하나 하나 찾아볼 수 있다. 추리 소설이나 SF 소설, 역사 소설 작가들의 글쓰는 방식이 로맨스 작가의 글쓰는 방식과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