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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ㅣ 국가를 바라보는 젊은 중국 지식인의 인문여행기 1
쉬즈위안 지음, 김태성 옮김 / 이봄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한나라를 안다는 건 설레임과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수준을 뛰어 넘는다. 우리와 문화를 공유하면서, 동질감과 이질감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국가 중국은, 아편 전쟁으로 동양과 서양의 세력 교체를 야기하였다. 인간의 욕망은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되고, 그 욕망은 거대한 변화를 잉태하게 된다. 변화하지 않는 자와 변화 하려는 자의 충돌, 그것은 서로에게 또다른 투쟁의 씨앗이 되고, 거대한 물결의 연속성, 과거에서 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역사의 강줄기에서 하나의 장면처럼 누군가의 기억속에 채워지게 된다. 이 책은 중국인이 쓴 중국의 모습이며, 중국 곳곳의 도시를 다니면서 그곳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중국인의 삶, 그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사유를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은 그 안에서 아웃사이더이면서 인사이더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낯설다는 건 무엇일까. 그건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서 위배되어짐을 의미할 것이다. 저자가 머무는 곳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의 군상이 자신의 과거의 삶과 교차될 때 그것은 때로는 낯설음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동질감을 느끼지만, 그들의 행동이나 추구하는 것, 그들의 선택과 결정, 판단에서 느끼는 이질감은 때로는 호기심으로, 때로는 혐오감으로 바뀔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 중국을 바라보면서 궁금한 점이 있었다. 5000년의 역사 속에서 분열과 통합이 이루어지느 가운데,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말하는 중국의 민초들은 어떻게 견뎌왔느냐 말이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의 흐름이 바뀌고 있으면서 중국인의 욕망은 그들을 풍요로움으로 내몰아 버리게 된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지마, 그 안에는 비겁함과 불안이 현존한다. 비겁함과 불안은 자신에게 있어서 정당할 수 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누군가에겐 그 정당함이 공격성으로 잉태되어진다. 착취와 비착취, 그 착취는 또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중국 사회에서 보여지는 제도는 중국인의 하층민의 삶을 보호하지 못한다. 그런 모습들은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한족과 소수 민족. 중국의 거대한 땅덩어리는 분리되고 있었다. 한족과 소수민족의 분리는 욕망의 또다른 형태이다. 강제적인 대이동 속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현존하는 곳, 그들이 쓰는 사투리는 그들의 삶을 나타내고 있다. 혁명과 전쟁, 정치운동, 경제발전은 중국의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국인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이동해야 했으며 자연스러운 변화는 중국 속의 또다른 이방인을 만들어 나갔다.
댐과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인의 욕망의 상징이 되었다. 중국의 거대한 댐 샨샤댐은 중국의 자부심이다. 중국 속에 세워진 2만개의 댐은 그들의 자부심이라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가 봤던 개막식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중국이 가지고 있었던 진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고, 이미지의 변화는 낡은 것을 제거할 수 있는 합법적이면서 폭력적인 제도를 만들어 갔다. 그들은 위대함을 말하면서 사람들은 그 안에 감춰진 부조리와 낡은 중국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베이징 올림픽은 더러운 베이징을 깨끗한 베이징의 모습으로 바꾸는데 있어서 일등공신이었다. 저자는 그런 위대한 베이징의 또다른 이방인으로서 숨어있는 중국의 낡은 모습, 과거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역사를 공부하고 문화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여전히 내가 바라보는 것은 편협된 한 단면이었음 그 자체이다. 그 단면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전부인양 살아가는 것, 저자는 그런 삶을 경계한다. 세상이 비추고 싶어하는 것, 감추고 싶은 것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들의 삶이 바로 우리의 삶과 겹쳐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중국의 각 도시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이 그들의 욕망과 겹쳐짐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