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조금 외로웠는지도 몰라 - 외로움이 키운 습관들에 대하여
김용은 지음 / 애플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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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스마트폰을 만진 아이들은 한석규 주연의 영화 접속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20년이 지난 현재 , 영화 접속은 우리에게 세대구분의 기준점이 되었다.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문명을 함께 받아들인 세대와 온전히 디지털 감성만 가지고 있는 세대, 두 세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의 상식과 가치관이 다를 수 밖에 었으며, 그것은 충돌을 빚을 수 밖에 없다. CIH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컴퓨터가 파괴되었고, 체르노빌 바이러스나 13일의 금요일이면 컴퓨터를 꺼야 한다는 상식은 요즘 아이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된다. 이처럼 우리 앞에 놓여진 컴퓨터와 미디어는 서로 소통하고 겹쳐지지만 미묘하게 달라진다. 소통하지만, 그 소통안에서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는 건, 아날로그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 김용은 씨는 청소년 교육 수도회 살레시오수녀회 소속이면서,'디지털 미디어' 강연과 '영성'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를 연결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SNS 에 대해 말하면서 폴더 폰을 쓰던 저자는 어느날 주변의 권유에 의해서 스마트폰을 접하게 된다. 스마트폰이 가져다 주는 ' 습과적인 산만함'을 경험하게 되고,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지켜 보고 있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감성의 변화, 사회에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과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고 사라지는지 그 내면을 바라본다.


함께하면서 외롭고 공허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디지털 문화로 인해 만들어졌다. 저자에게 있어서 소통이란 아날로그 소통과 디지털 소통이 공존한다. 아날로그적 소통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그 안에서 대화를 하는 일반적인 형태, 서로의 목소리와 분위기, 억양에서 서로의 감정이나 느낌을 공유한다. 디지털 소통은 아날로그적 소통에서 몇가지가 생략되었다. 억양이 존재하지만 그 억양 너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만 외로움과 공허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안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쉽고 편리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쉬워짐과 편리해짐은 경청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아니 경청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어리석다고 생각하게 된다. 외로운과 공허함은 여기서 잉태한다. 생각하지 못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것, 언어로 나의 생각을 드러내지만, 그 언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회용화 되어진다. 저자는 이런 우리의 삶네서 스마트폰과 공종하기 위해서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접촉하는 것과 접속하는 것, 이 두가지는 비슷하면서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접속은  온, 오프로 이루어지고 디지털 공간에서는 1과 0이다. 이런 현상인 인터넷 공간안에서 모바일 안에 보여지는 SNS 에 그대로 드러난다. 접속의 반대말은 비접속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접속과 단절이 쉽게 이루어진다. 서로에게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지지만 그 친밀함의 깊이는 저 깊은 바다의 심해가 아닌 해수욕장 바로 코앞에 발이 닿을 수 있는 정도의 깊이에 불과하다. 그럼으로서 우리 마음 언저리에 불안과 걱정이 현존하고, 사람들 사이에 믿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 마음 언저리에 공격성의 씨앗이 싹트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선 때로는 어렵고 불편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추구할 필요도 있다. 길을 잃어버리고 잃어버린 그 길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과정, 그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내에게 잇어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된다. 정답에 따라 살아가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헤매는 걸 선택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10년이 지나도 지워질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마트퐁과 공존하기 위해서 스마트폰 알람을 꺼놓고 와이파이를 꺼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24시간 소통되어짐에서 벗어나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나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산책을 하는 것, 스스로 내 몸을 움직이면서,나의 오감을 자연 안에서 숨쉬고 느끼는 것, 그 안에서 숨쉬고 있는 나의 실체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요동치는 나의 에고를 잠재우는 또다른 방법이 된다.이 책을 읽어보면 나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얻보게 된다. 수녀께서 쓴 책이지만, 종교적인 색체는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가 놓쳐버린 소중한 가치와 의미들, 그것은 남에 의해서가 아닌 바로 나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다. 자의반 타의반 내가 선택한 것들로 인해 나의 과거의 습관들은 사라지게 되고, 나에게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들은 점점 더 언제 그랬냐는 듯 나에게 어색함으로 변질된다. 그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나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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