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 : 우리 함께
박문구 지음 / 작가와비평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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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고장은 철도의 고장이다. KTX 가 들어서기 전 전국 5대 철도의 도시이며 ,물류의 요충지였다. 주변의 기차들이 잠시 정차하고, 수리하는 곳이며, 수많은 철도 노동자가 있다. 5대 철도의 도시가 된 계기는 바로 탄광 사업과 무관하지 않았다. 강원도의 석탄을 전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철도의 요충지였으며, 석탄이 전국 곳곳이어 이동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개의 기찻길이 한곳에 삼각형으로 교차하면서 도심 속에 고립된 삼각지 마을이라는 이상한 형태의 마을이 생겨났다.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사면서 철도 산업의 전성기도 점점 더 하향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이다. 


철도와 석탄산업에 대해 말하는 건 바로 이 소설이 삼척 도계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탄산업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작은 마을에 사고만 치는 아이들의 교장선생님 주도로 뮤지컬을 아이들에게 가르침으로서 아이들이 변해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으며, 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반면 이 소설은 뭔가 어색하면서 이상하다. 부모님의 삶은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서 보는 그런 20세기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 반면, 아이들의 삶은 21세기의 삶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의 삶과 아이들의 삶이 교차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소설 속 주인공 병호의 아버지 차진규는 일용직 광부이다. 병호는 도계에서 실업계와 인문계가 합쳐진 남녀공학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학교 불량서클 청심회 회장이다. 말이 회장이지 사실상 폭력서클 대장이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으며, 아버지와 새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병호, 집안에서는 병호가 무엇을 하던지 관심이 없다. 새어머니와 대화 조차하지 않는 병호의 유일한 관심은 학교에서 사고 치는 일들을 찾는 것이다. 학교에서 무슨일이 터지면 병호와 청심회와 연결되었으며, 아이들은 선생님이 눈 앞에 보이는 곳에서 사고를 치는 일이 반복되었다. 선생님의 눈밖에 난 병호는 선생님들 시선에는 조용히 졸업하길 원하는 눈치이다.


학교에는 곰이라 부르는 오형식 선생님이 있다. 항상 병호의 언저리에서 그의 행동을 쳐다보고 있는 곰 선생님은 학교의 장준혁 교장 선생님 주도 하에 아이들을 폭력서클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두 사람이 시도한 것은 학교 내에 뮤지컬 부를 창단해 아이들의 삐뚤어진 마음을 고쳐 먹게 만드는 것이었다. 청심회 회원 중 몇몇은 중학교 때 관악부에서 활동다는 과거의 행적이 뮤지컬 부를 창단한 계기가 되었다. 새로 꾸려진 뮤지컬 부에는 18명의 청심회 회원중 13명이 가입하였다.


그렇게 무지컬 <뺀지와 철조망>이라는 뮤지컬을 공연에 올리기 위해 대본을 쓰는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을 코치하는 오형식 선생님, 학부모님들은 교장 선생님의 이런 행동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교장선생님께서 조용히 학교 일에 전념할 것이지, 무슨 뮤지컬부 창단이냐는 부정적인 시선들, 하지만 곰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이 반드시 바뀔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병호와 청심회 멤버 김상욱을 중심으로 꾸려진 뮤지컬 <뺀지와 철조망>은 주변의 시선의 우려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게 되었다. 사고만 치던 아이들, 학교요 교칙을 밥먹듯 어기던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에 고분고분해졌으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깨닫게 된다. 누군가 자신을 인정하고 믿어준다는 그 자체만으로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이 소설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부모님의 무관싱ㅁ과 방치가 바로 아이들을 삐뚤어지게 만든다는 걸 이 소설에서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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