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은퇴투어를 하는 이습엽 선수를 보면서 묘한 감정이 든다. 야구를 좋아하면서 이승엽 선수의 신인시절을 보았고, 일본 야구 진출 이후, 다시 국내로 복귀하는 그 과정을 하나하나 지켜 봤기 때문이다. 이승엽 선수의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은 신입에서 고참이 되어, 이젠 은퇴하는 시점이 되었다. 그 이전까진 야구 선수가 능력이 안 되거나 나이가 들면 은퇴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애정을 가지고 지켜본 선수에겐 현역에서 더 활약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이승엽 선수 이야기를 하는 건 바로 나이라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였다. 어릴 땐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참 유쾌하고 즐거웠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성장하는 과정 하나 하나 느끼는 것이 즐거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유쾌하지 않음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게 된 그 순간 죽음이라는 것이 내 앞에 미끄러지듯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난 그 시점이 찾아오면서 바로 나의 부모님도 그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 중년이라는 나이는 어쩌면 죽음에 대해 가장 가까이 하는 나이였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공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처음 저자 무레 요코가 누군지 모르고 있었는데, 저자의 출간 도서 목록 중에 하나 <남자의 도가니>를 2년전 읽었던 흔적이 나온다.


이 책은 50을 코앞에 둔 무레요코의 삶이 그려진다. 중년으로서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질 거라 생각했는데 , 이 책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갱년기 증상으로 시작해 갱년기 증상으로 끝나고 말았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카모메 식당>을 썻던 저자이기에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여성에게 찾아오는 갱년기 증상이 어떤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몸이 찌뿌둥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영감이라는 호칭을 쓰면서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다. 통통하고 화장 안 한 상태에서 무장해제 되어버린 무레 요코의 모습은 아줌마의 모습이 아닌 아저씨의 모습 그 자체였던 것이다.


나이가 드는 건 사실 유쾌하지 않다. 젊은 시절 넘어지고 깨져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중년이 되면, 그런 기대감은 잠시 내려 놓아야 한다. 수천권을 가지고 있는 작가 무레 요코는 젊은 시절엔 혼자서 그 책들을 이고 이사를 다녔다. 하지만 중년이 되면서 그 책을 이고 이사하는 것조차 부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발이 트면서 각질이 생기고,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는 것, 더 나아가 비가 오면 몸이 더 반응하게 된다. 이유없이 몸이 무겁고 찌뿌둥한 모습, 짜증 섞인 감정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여성 갱년기 증상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책은 10년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걸 알게 된다. 1954년생 무레요코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고 있으며, 50이 안 된 그 시점은 바로 10년전이다. 책에는 무레요코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컴퓨터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무언가 기계치로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주변에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떠남으로서 느끼는 무레요코의 감정 변화는 중년으로서 마주하는 하나의 위기였다.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느끼는 그 순간은  유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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