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rto a la Memoire D Un Ange (Paperback)
E. E. Schmitt / Livre de Poche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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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편소설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단편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앗아가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도 전에 끝맺음되어진다. 나에게 있어서 단편 소설은 어쩌면 킬링타임용 시간 때우기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네편의 단편이 쓰여져 있는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검은 기쁨>은 소설에 철학적인 질문이 내포되어 있으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인간이 말하는 선과 악의 실체에 대해 물어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추상적인 개념들은 어떻게 현실속에 나타나고 있는지, 종교는 인간세계에 어떤 의미로 구체화하며 비쥬얼화 도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는 자신의 소설 속에 종교적인 특징을 녹여내고 있으며, 이번 소설 <검은 기쁨>에는 가톨릭적인 특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네편의 소설에는 성녀 리타, 원죄,용서가 공통점으로 등장하고 있으며,'인간은 변화할 수 있는가?' 라는 단순한 질문을 독자에게 물어보고 답을 스스로 얻어가길 원한다.


첫번째 이야기 <생 소르랭의 이상한 여인> 에 등장하는 마리 모리스티에는 다섯명의 남자를 죽인 살인녀이다. 수년동안 재판을 통해 자신의 죄를 면죄 받았던 마리는 그러나 세상은 마리를 용서하지 못했다. 세상은 마리에게 '생 소를랭의 독살자','뷔제 생 소를랭의 음탕녀' 라 낙인 찍었으며, 마리 스스로 세명의 늙은 남편을 살해함으로서 유산을 탕진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다. 언덕 위에 있는 성당에 도착한 마리는 가브리엘 신부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감춰진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자신과 결혼했던 세명의 늙은 남편의 죽음과 여동생 블랑슈의 죽음 그리고 연인의 죽음까지 신부 앞에서 고백하는데,자신의 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라는 신부의 요구를 마리는 거부하였다. 가브리엘은 마리가 머무는 곳에서 떠나개 되고 마리 혼자 남게 된다..


<귀환>에는 주인공 그레그가 나온다. 20여년째 항해를 하는 그레그는 어느날 전보 한통을 받게 된다. 딸이 죽었으니 캐나다로 도착하라는 그 전보 한통은 그레그를 혼란에 빠지게 된다. 네명의 딸 중 누가 죽었을까, 케이트, 그레이스, 조안,베티, 이 중에서 자신이 제일 아끼는 그레이스가 죽지 않기를 바라면서, 조안이나 베티가 죽었다면 그나마 덜 슬퍼했을 거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레그의 예상은 빚나가 버렸다. 항구에 서있는 세딸, 베티가 안 보였다. 베티는 죽은 것일까 살아있는 걸까, 그레그의 심경 변화는 우리에게 '변화'의 철학적인 의미가 무언지 반문하게 한다.


<검은 기쁨>에 등장하는 크리스는 음악가였다. 크리스를 위협하는 재능을 가진 악셀, 두 사람은 성서에 등장하는 카인과 아벨이다.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크리스가 저지르는 행동들, 악셀은 코마상태에 빠지게 되고, 크리스는 악셀이 죽었다 생각하였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악으로 대표되는 크리스와 선으로 대표되는 악셀의 입장은 바뀌게 된다. 이 소설에서 변화는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이분법적인 관계의 변화이다. ㅓㄴ과 악은 그렇게 악과 선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를 바라보는 선과 악에 대해서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고정적이며 지속되어진다는 상식을 벗어나게 만들어버린다.


마지막 이야기 <엘리제의 사랑>은 프랑스의 영부인 마담 모렐과 프랑스 대통령 앙리 모렐이 나온다. 마담 모렐은 엘리제 궁에 머무는 자신의 현실에 대홰 미움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 남편 앙리와의 권태기는 이유없는 질투를 불러 일으키지만 두 사람은 공식석상에서 형식상으로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예기치 않은 이유로 마담 모렐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더 나아가 검사 과정에서 마담 모렐에게는 두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암이 발생한 마담 모렐은 죽기 직전 자신의 마지막 한가지를 남겨놓게 되는데, 그것이 앙리의 독이 되고 말았다.


이 네편의 소설은 그렇게 카인과 아벨이 감춰져 있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말하고 있으며,인간이 생각하는 선과 악에 대해서 종교로 감추려 해도 그것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철학적인 사유와 생각들이 네편에 녹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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