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오가와 사야카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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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아프리카를 가난한 나라 미개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하고, 더러운 물을 마시고 위생상태가 안 좋은 곳, 그들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그들의 가난함을 게으름이라는 부정적인 가치의 시선으로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60년전,1950년으로 거슬러 돌아가면 우리는 결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보다 더 가난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밥 한끼 채우기 위해서 전전 긍긍하던 모습, 미군의 구호식량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의 경제도 지금처럼 발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부모님의 희생아래 교육의 중요성이 우리 사회에 형성되었고, 지금 우리는 박정희의 향수에 갇히면서 살아간다. 경제 성장이 당연시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물질적인 풍요라는 긍정적인 모습과 불안과 걱정이라는 부정적인 모습이 현존한다. 특히 고성장에서 저성정으로 바뀌면서 일본 사회의 현재 모습이 앞으로 우리 모습이 될 수 있다는 드려움을 가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당연한 것이고, 디플레이션은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착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으며, 공포 마케팅이 우리 사회에 숨어있다.과거의 성장 신화가 이젠 사회적 부작용과 연결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우리의 과거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책에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 캄보디아나 우간다의 삶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의 삶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우리 삶에서 행복을 찾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게 만들어 버린다.우리의 주류와 비주류의 삶과 그들의 주류와 비주류의 삶을 비교해 보면 그 답이 나올 수 있다.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속에는 소유하지 않는 삶을 지향하고 있으며, 현재를 희생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 삶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프리카 부족의 삶 속에서 그들의 삶은 바로 현재에 충실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서로 나누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한다. 비축할 필요 없이 살아가고, 주어진 것에 자신의 삶을 채워 나간다. 삶과 죽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그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의미 속에 숨어있는 착각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다. 항상 미래를 예측하려 하는 인간의 욕망 속에는 영원히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숨어 있으며, 물질적인 소유 뿐아니라 삶에 대한 소유도 감춰져 있다. 죽지 않고 싶은 삶을 추구하는 한 우리 스스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책을 읽으면 아프리카의 현주소를 그대로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삶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경제 속에는 중국이 있었고, 중국이 만든 찍둥, 위조품, 모조품이 아프리카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 지적 재산권보다 서구 사회에서 만든 물건을 소유하고 사용하고 싶은 그들의 삶을 바라보면 바로 우리의 과거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겉치례를 중요시하는 우리네 삶에 대해 그들은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그들에겐 가방은 가방으로서의 소유 가치가 있으면 되는 것이며, 신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처럼 짝퉁이냐 아니냐에 대해 연연하는 그런 모습을 아프리카 인들에겐 찾아볼 수 없다. 짝퉁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의 과거의 모습들, 유럽 국가의 패션과 옷, 가방은 대한민국에서 모조품과 짝퉁, 위조품으로 탈바꿈되어 다시 외부로 팔려 나가고 있었다. 이제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중국이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지적재산권보다 사람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수단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물건 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며, 법과 사회제도, 정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삶을 바라보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막막한 행복을 추구하기 보다,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면서 이웃과의 연대를 연결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잇는 가장 현실적인 행복 추구권이 아닐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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