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 집도 괜찮아! -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야도카리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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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방영된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나 '전원일기'를 보면 뭔가 낯설다. 드라마 속에서 사람만 있고, 물건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컴퓨터조차 장식품으로 모니터 하나 달랑 있을 뿐이며, 그것도 부잣집에서나 가지고 있는 사치품이었다.내가 가진 것에 대해 부족함에도 그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그 시절이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소유에 대한 개념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우리 삶이 편리해짐으로서 크게 바뀌게 된다. 소유의 개념이 확실해졌으며, 더 많이 소유하고 수집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살아간다. 기존의 집을 허물고, 집이 있는 터에 아파트를 짓게 됨으로서, 집은 제태크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런 변화는 이웃간의 단절은 불가피해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우리 기억 속엔 이웃과 함께 한 정이 남아있는데, 그것이 사라짐으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어졌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미니멀리스트에 집착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과거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마음, 편리함 속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싶은 인간적인 욕구가 우리에게 꿈틀 거리고 있는 것이다. 단절되어감에 대한 불편함, 사람과 사람을 도구화 해 버리는 소유의 개념에 대한 불편함은 결국 소유조차 내려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강제적인 미니멀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버리고 또 버리지만 다시 그 빈공백을 다시 채워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콘크리트가 일상화된 도시에서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살아가는 최소한의 공간, 오두막형 집에 대해 우리는 생각하게 된다.


결국은 해답은 집에 있었다. 집이라는 공간이 커짐으로서 비어있음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은 그것을 다시 채우려 든다. 미니멀한 삶을 살기 위해선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공간을 좁히는 것이다. 집의 공간을 좁히고 꼭 필요한 것만 채워서 사는 것, 그렇게 살아가면 채우고 싶어도 채울 수 없는 삶이 되어진다. 생각의 미니멀화 이전에 공간의 미니멀함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이 먼저 실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이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땅에 고정되어 있는 집의 개념에서 벗어나 이동이 자유로운 집이 등장하는 건 우리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곳에 고정된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안정을 채우지 못한다는 걸 일본은 고베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로 인해 깨닫게 된다. 우리의 욕심과 편리함이 결국 우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은 소유에 대한 욕심조차 버리게 만들어간다.


이 책은 타이니 하우스 프로젝트이다. 집을 이동할 수 있는 것, 세들어 사는 듯한 기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소유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남으로서 그들은 자유를 얻게 된다. 직접 만들고 직접 만든 것에 대한 수확을 얻는 것, 내가 만든 것에 대한 애틋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돈으로 사서 내것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느끼는 소중함은 내가 직접 두들겨서 만드는 것에 비하지 않는다는 걸 그들은 깨닫게 되었고, 집을 손수 꾸미기 시작하게 된다. 집의 DIY 화 하는 것. 자신이 설계하고 만든  작은 집에서 살아가게 되면,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소유하지 않음으로서 유지비 절감은 부수적으로 따라 오게 된다. 그렇게 살아감으로서 그들은 공간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옮길 수는 없다. 우리는 온돌집이고 일본은 다다미 집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이 누군가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집을 짓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기업이 생겨날 수 있고, 이동이 자유로운 나만의 집 트레일러하우스를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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