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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홍성담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2016년 4월 16월, 세월호가 예기치 않은 이유로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침몰하고 만다. 제주도로 떠나지 말았어야 하는 그 배는 304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짚어삼켜 버렸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은폐하였고, 감춰 버렸다. 세월호가 국정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그 사실과 그 사람의 7시간에 대해 우리는 궁금해 했다. 수많은 의심과 억측 속에서 불똥은 엉뚱한 곳에서 튀고 말았다. 약점을 쥐고 있는 자들끼리 다툼은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만 안긴채 추락하게 되었고, 그 사람은 국민이 올려놓은 심판대에 세워지게 되었다. 국가는 무엇이고,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헌법은 무엇이고, 대통령은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의 자각과 각성이 나타났으며, 투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가진 권리가 박탈된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이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누군가는 순응하고 누군가는 저항한다. 나는 전자였다면 화가 홍성담은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스스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 화가로서 붓질을 통해 우리를 자각시키려 했으며, 그 사람을 철저리 농락하게 된다. 세월오월과 그 이전에 쓰여진 그 사람과 그 사람의 부친과의 관계를 걸개 그림으로 투영해 냈으며, 홍성담은 그 사람이 찍어 놓은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첫번째에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이 시대의 난장을 표현하고 있으며, 말 그대로 씻김을 표현한다.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영혼은 문학과 그림으로서 투영하고 있다. 세월호의 침몰로 인해 맹골수도에 갇혀있는 이들과 서해 바닷가에 수장되었던 어린 영혼들, 그들은 이유없이 죽었고, 왜 죽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지켜주어 마땅한 국가라는 존재는 그들을 배신하였고, 국가의 존재가 이제 필요하지 않은 이들은 분노하게 된다. 그들이 말하는 애국과 호국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침묵하였고, 맹목적인 형태로 언론과 재벌이 만들어 놓은 자본주의 투기에 의해서 획일화되고 말았다. 국민의 분열은 그렇게 되었고, 우리는 분노하게 된다.
귀신들은 그렇게 청와대로 향하고 있었다.오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청와대라는 존재, 책에는 청와대가 위치한 효자동과 청운동이 백정들이 머물던 곳이며, 소와 돼지를 잡았던 곳이라 말한다. 조선시대 한양으로 천도할 때 억울하게 죽은 백정, 정조대왕 호위무사 박대수, 장희빈의 호위무사 나청, 100년전 죽은 처녀귀신 천무생, 그들은 청와대로 향하고 잇었고, 세월호 304명의 영혼도 청와대로 향하고 있었다. 책에는 그들이 풀고 싶었던 그 사람의 7시간이 그려져 있으며, 화가 홍성담의 픽션이 더해진다. 그리고 이 책은 산 자와 죽은자를 그려내면서 산자의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