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 나의 개를 더 알고, 제대로 사랑하기 위한 개념 인문학
이웅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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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웃 집에는 개 두마리를 키우는 아저씨가 있다. 매일 조그만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는 모습, 옷을 입는 하얀개와 아저씨의 모습은 뭔가 어색하다. 그렇지만 그 아저씨에게 있어서 두마리의 개는 가족이나 다름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60이 넘은 나이에 강아지를 키를 수 밖에 없는 그 뒤에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아픔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족이 모두 외지로 나가고 혼자 계시는 아저씨에게 두 마리의 강아지는 자신의 외로움과 고독을 달래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개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며, 우리에게 기쁨과 사랑을 주기도 한다. 여기서 개를 키울 때 중용한 것은 개에 대한 이해와 존중, 배려이다. 더 나아가 책임감이 없이 개를 키우는 건 생명에 대한 모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의 제목 속에 숨어있는 의미는 개는 개답게 키워야 하고, 사람은 사람답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이웅종, 동물농장에서는 이웅종 소장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자주 보진 않지만 간간히 일요일 아침에 보는 동물 농장에서 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항상 단골로 이웅종 소장님이 등장하고 있다. 개의 문제의 행동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아주고, 더 나아가 개가 왜 저런 행동을 보여주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최근 봣던 동물 눙장에서 순한 강아지가 어떤 특정 한 사람이 지나가면 짓는 걸 보면서 개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 본 적이 있었다. 개가 가지고 있는 영역에 대한 개념과, 그 영역에서 벗어날 때 개가 느끼는 분리불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개의 특징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사실 20년전만 하여도 개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개를 학대하는 건 물론이고, 대한민국에 만연해 있는 보신문화로 인해 초복,중복, 말복이면, 개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태가 비일비재하였다. 하지만 2008년 동물보호법이 생기면서 개를 학대하는 행위는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개를 학대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거나,개를 학대하는 것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그 당사자는 처벌 받게 되어 있다. 동불보호법이 개정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에 대한 편견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책을 읽게 되면 우리 사회에서 개에 대한 편견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서 400만 마리의 강아지가 가정에 분양되었다. 이웅종 소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갑자기 400만의 반려견이 생겨난 건 바로 닭장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개를 번식했기 때문이다. 모견에 의해 생산된 개가 40일 정도 지나면 시장에 내놓게 되고, 그 개는 다시 가정에 재분양된다. 여기서 가정에서 분양된 개는 다시 떠돌이개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으며, 주인이 찾지 않는 개는 다시 보호소에 들어가 일정 기한이 지나면 다시 안락사된다. 그런 우리의 민낯은 여전히 애완견에 대한 인식부족이 현실이며, 그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의 성격과 특징, 그에 따라 개를 어떻게 키우고 , 함께 하는지 명확하게 아는 것이다.


개는 야생동물이다. 인간과 동거한지는 2만년이 채 되지 않는다. 진화과정도 다르고, 인간과 개별적인 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에게 인간의 생활 양식을 그대로 주입시키는 건 개에게 스트레스 유발의 원인이 되고, 때로는 병에 걸리거나 주인을 무는 문제의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강아지의 문제 행동을 고치기 위해선 개의 행동을 고치기 전에, 개를 보호하는 보호자의 행동이 고쳐져야 한다. 주인에 의해 바뀌고 훈련되어 지며, 개에게 옷을 입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또한 순혈이니 믹스견이니 하면서 차별하는 것에 대해 이웅종 소장님의 단호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믹스견도 개이고, 순혈개도 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므며, 인간이 개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야 개를 배려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개의 야생성을 길러주기 위해서 생후 16주가 되기 전 개와 자주 밖으로 산책을 하는 것이 개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며, 사람과 부대끼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시골에서 살아서 그런지 나에게 있어서 개는 개집이 있고, 그 안에서 목줄에 매어져 있는 집을 지키는 개에 대한 인식이 더 강하다. 시골에서 낯선 사람이 오면 짓는 것,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은 다시 개밥으로 주어진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개는 인간보다 더 튼튼하며, 강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위에서의 산도가 1이라면 개의 산도는 4 이상이며, 거의 대부분의 음식을 소화할 수 있다. 또한 더위와 추위에 강하며, 후각이 뛰어난 동물이다. 색맹이며, 후각에 의지해 세상을 보는 개에게 무리하게 인간의 삶을 주입시키는 건 잘못된 우리의 반려견 문화라는 걸 이 책을 통해 한번 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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