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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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했다. 그래서 궁금했던 책, 내 또레 여자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사실 내 또래 여자아이들은 지영이라는 이름보다 은영이,미영이, 수진이, 상미가 더 많았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지영의 언니 김은영이 바로 내 또래 친구들이라 볼 수 있다. 김지영의 삶은 나의 학창시절, 대학시절의 삶과 교차된다. 한 학교 50명 남짓 아이들이 오이종기 모여 있었고, 칠판위에 선생님은 분필 가루를 들이마시면서 공부를 했다. 컴퓨터가 무엇인지 몰랐던 그땐 초등학생이 아닌 국민학생이라 불리었으며, 남녀 차별이 일상화 되었다.


이 책은 지영의 삶에 대해 국민학교, 중교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결혼 후로 나뉘고 있다.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끼여 있는 둘째 지영은 그렇게 어릴 적부터 차별에 놓여져 있었다. 좋아하는 건 언니와 남동생 차지였으며, 지영에게 돌아가는 건 별로 없었다. 사실 소설 속에는 지영에 대해 흐릿하게 나오지만, 현실 속 지영은 좀 더 힘들었다고 보여진다. 그렇게 지영은 국민학교에서 앞번호는 남학생, 뒷번호는 여학생이며, 지영은 차별을 그대로 느꼈으며, 어릴 적 산아제한으로 인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많은 학교를 경험하게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은 여자아이보다 남자 아이를 더 좋아했으며, 자신에게 놓여진 불합리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경계인이 되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될 그 무렵 IMF 가 터지게 된다. 지영은 대학교 입학 당시 그걸 몸으로 느끼게 되었고, 아버지는 공무원이었지만 명예퇴직 당하고 말았다.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 대학교를 무사히 나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했다. 스카이 대학이 아니면 인정해주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취업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웠으며, 취업하기 위해서 인턴과 자격증과 외국어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지영이가 되어야 했다. 그렇게 직장인이 되었지만, 작장 생활 또한 만만치 않았다. 노골적인 차별을 몸으로 느껴야 하는 지영에게 돌파구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참아야 했다. 그렇게 정대현과 결혼하게 된 지영은 딸 지원을 낳게 되지만 우울증과 불면증에 놓여지게 되고,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서 잉태되었는지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영은 소설 속에서 한사람을 가리키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한 여성 전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라 할 수 있다. 결혼 후 지영의 힘든 상황에 대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지영이 혼자 견뎌야 하는 그런 삶 속에서 전업주부가 되어야 하는 지영은 ,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대학 졸업장에 사회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고 느끼게 된다.소설을 읽으면서 1990년대 드라마 아들과 딸이 생각 났다. 후남이와 귀남이가 등장하는 그 드라마는 소설 속 지영의 10년전 오빠 언니들의 모습이다. 드라마 속 후남이와 귀남이의 모습은 10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사회는 점점 더 각박해짐으로 나아간다. 그러한 지영이의 모습이 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으며,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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