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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조건 -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이주희 지음, EBS MEDIA / Mid(엠아이디) / 2017년 7월
평점 :
지금 대한민국은 절망과 불안 속에 살아간다. 희망이 사라진 지금 이 사회를 헬조선이라 부르고 있으며, 과거의 우리가 기억하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전세계 에서 선진국이면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여기에 있다. 철학과 역사책을 읽는 건 마로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잃어버리고 이기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이젠 방치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우리 마음 속에 있다. IMF 가 도래한 1998년보다 지금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그때보다 더 떨어진 상황이다. 이 책을 읽는 것 또한 우리의 생각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2500년전 과거의 어느 나라에도 지금의 헬조선과 같은 비슷한 상황에 놓여진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는 바로 중국이며, 기원전 4세기, 5세기경 춘추 전국 시대를 헬중국이라 부른다. 춘추 전국 시대엔 1500여차례의 전쟁이 있었으며, 지금보다 더 혼탁한 사회였다. 백성들의 삶은 생각하지 않는 나라의 군주들은 자신이 세운 나라가 멸망하고, 사라지는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수십개의 국가로 쪼개진 중국은 서로가 서로를 먹고 먹히는 강자와 약자가 혼재하는 국가였으며, 이후 한나라와 초나라로 재편되었다. 춘추 전국 시대라는 혼란한 세상은 위대한 사상가를 잉태하였으며, 공자, 노자, 장자, 맹자, 순자.. 등등 중국의 사상가 모두를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지금은 동양철학이라 부르며, 철학은 바로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고찰에서 시작되었다.
저자는 '철학은 우울증에 대한 답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은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건 우리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우울증에 걸렸을 때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을 가지게 된다. 철학은 나에게 주어진 우울증에 대한 답을 찾아주는 것이다. 춘추전국 시대엔 중국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울증이 있으며, 그들은 불안과 불확실성에 놓여져 있었으며,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등하시 할 수 없었다. 신뢰가 사라진 상태에서 의심과 반목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을 때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한다.공자가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효에 대해서 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맹자가 성선설을 이용해 세상을 바로 잡으려 하는 가운데, 묵자가 나타나게 된다.
묵자는 중국의 사상가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사기에는 묵자에 대한 기록이 24자 밖에 남겨져 있지 않다.(蓋墨翟, 宋之大夫, 善守禦, 為節用.或曰並孔子時, 或曰在其後,묵적은 송나라 대부로서 성을 방어하는 기술이 뛰어났으며 절용을 주장했다. 공자와 동시대 또는 후세의 사람이다.)하지만 그가 남겨놓은 사상은 지금까지 현존하고 있으며, 하나의 체계로 잡혀 있지 않았을 뿐이다. 나라가 멸망하고 사라진 것에 대해,'신뢰의 부재','공감의 부재'에서 찾고 있었으며, 묵자는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 백성이 스스로 생본하기 위한 조건을 찾아가고 있다.
묵자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무조건 전쟁을 반대하는 건 아니었다. 약한 국가와 싸우는 전쟁을 반대하고 있을 뿐이다. 강한 국가와 싸울 땐 철저한 방비를 해야 한다는 걸 묵자는 익히 알고 있었고, 지금의 최루가스와 같이 적군의 공격력을 떨어트리는 방법을 찾아 나갔다. 독초를 활용해 연기를 피워 적군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거대한 사다리는 적군에게 위협적인 무기였다. 기원전 4세기경 그 당시엔 철이 귀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무기는 주변의 자연적인 것들을 활용한 무기였으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비책을 묵자 스스로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기심이 아니라 사랑이다. 부모에 대한 사랑은 효이며, 국가에 대한 사랑은 충성심이다. 여기서 충성심이 사랑보다 엎서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며, 사랑과 충성은 같이 가지 않는다. 스스로 나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려 들지 말고 쓸모있음과 쓸모 없음에 집착하지 않는 것, 나 스스로 노예가 되는 삶에서 벗어나야만 생존의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배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