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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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보다 발이 유명한 발레리나 강수진, 책에는 강수진의 30년 발레리나 인생이 담겨져 있다. 어린 시절 한국 무용을 시작했던 강수진은 남들보다 늦은 중학교 때 발레를 시작하였으며,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1982sus 모로코 왕립발레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강수진의 부모님은 인쇄소를 하고 있으며, 외할아버지는 한국 야수파 화가 구본웅 화백이다. 그렇게 수줍음 많은 소녀는 홀로 모로코에서 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위에 떠있는 한가로워 보이는 백조가 수면 밑에는 물장구를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는 강수진의 발레 인생 뒤에는 혹독한 연습이 있었다. 하루 4시간을 자지 못하는 연습벌레, 스스로 수많은 발레리나 중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혼자서 발레연습을 하였고, 늦은 나이에 발레 연습을 하였기에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은 강수진의 새로운 도약이었으며, 독일 슈투트 가르트 발레단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하지만 이곳은 만만치 않은 공간이었다. 처음 발레단의 막내에서 곁다리였던 강수진은 점차 경쟁을 해야 했으며, 그 안에서 잔혹한 질투를 느끼게 된다. 공연을 앞두고 토슈즈 안에 유리 조각을 짚어 넣었고, 고통을 감내하면서 공연을 마쳤던 발레리나는 발레리나 대신 다른 길을 가야 했다. 어쩌면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수진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을 것 같다. 말못하고, 수줍음 많은 소녀는 그렇게 독일에서 외국어 5개를 섭력하는 지독한 삶을 살아오게 된다. 매일 하루 2개 이상의 토슈즈를 갈아신으면서 연습을 하고 또했던 강수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이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책에서 느껴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강수진의 발 모습은 강수진의 20대 후반 1995년에 찍은 사진이었다. 울퉁불퉁한 모습의 발 사진은 터키인 남편 툰치 소크만이 찍은 사진이며, 2001년 모 방송국을 통해 우리는 강수진의 아름다운 발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못생겼다고 말하지만, 그 발은 강수진의 인생이 그대로 담겨진아름다운 발이었다.


그렇게 강수진은 30년간의 발레 인생으로 인해 독일 주정부에서 주는 '바덴뷔르템베르크 공로훈장'을 받게 된다. 이 훈장은 발레리나 최고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이며, 평생 발레리나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강수진은 스스로 독일 발레단에서 물러났으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가 자신이 배웠던 발레를 국내에 전수하게 된 것이다. 2014년 남편 툰치 소크만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되었다.


책에는 강수진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연습벌레였던 강수진은 수많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으며, 2000년에는 결국 1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다. 강수진은 2000년을 되돌아 보면서 가겨운 소회를 말하고 있다. 그 때 1년을 쉬지 않았으면 30년 발레리나로서 살아오지 못하였다고, 강수진은 1년을 쉰 뒤 3개월간 훈련을 통해 화려한 복귀를 시작하였다.


"슈투트가르단 발레단 20주년을 맞은 강수진 씨의 뛰어난 활동을 기리고, 세계발레의 신화로 칭송되는 그의 예술혼을 역사에 남기려고 캄머탠저린 (Kammertanzerin,궁중무용가) 상을 수여한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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