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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김민철.김승은 외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생각정원 / 2017년 3월
평점 :
작년 5월 쯤 소설가 한수산님의 군함도가 출간되었다. 그 때 그 소설을 지인에게 선물 받았는데, 아직까지 읽지 않고 소장하고 있다. 최근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군함도, 영화 속 우리의 아픈 역사 이야기는 처음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점점 더 대중들에게 식어갔다. 영화 속에서 보여진 역사 왜곡에 대한 뜨거운 논쟁, 더 나아가 전국의 영화관 독점으로 인한 폐단이 불거지면서 , 영화 군함도는 700만을 코앞에 두고 영화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소설과 영화에 대한 관심, 그로 인해 한수산님의 작품들을 훑어보다가 소설 군함도 이전에 쓰여진 <까마귀>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소설을 읽어 나가고 있다. 소설 군함도는 그의 전작인 까마귀의 내용을 두권으로 축약한 소설이다.
다섯권으로 이루어진 소설 까마귀중 3권을 다 읽고 있는 지금 현재, 소설 속에서 군함도의 역사적인 실체에 대해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소설 속 주 내용은 조선에 살았던 주인공들이 부산을 지나 관부선을 타고 시모노세키로 끌려가는 이야기와 그들이 시모노세키에서 우리가 군함도라 부르는 작은 섬 하시마 섬에서의 처절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그 안에서 조선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을 정확하게 짐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민족 문제 연구소에서 펴낸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읽어본다면 그들의 실제의 고통의 정도를 정확하게 갸늠할 수 있다.그들이 지옥의 섬에서 탈출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돌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역사책이고,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읽기도 전에 겁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일본이 자행한 강제징용에 개해서, 여성 위안부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야구장 크기만한 섬에서 지옥의 섬 하시마 섬에서 살아돌아온 생존자의 증언과 군함도에 대한 실체를 알수 있는 정확한 역사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는 군함도는 어떤 곳인지 갸늠하게 된다. 하시마 섬에 탄광이 없었다면, 어쩌면 그 당시 조선인들이 느끼지 못한 시설들을 경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70년전 7층짜리 아파트가 있었고, 지하로 수직 하강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 그들이 군함도를 포함한 23개의 시설들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었던 그 이면에는 그들이 이룩해 놓은 산업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그들은 중국인과 조선인의 강제 징용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은 모두 은폐하고 있었다. 실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공통으로 묶여있는 23개의 시설 중 조선인 강제징용과 관렩된 시설은 8곳에 달한다.그들이 유네스코에 10년 동안 로비를 했기 때문에 역사적인 아픔이 서려있는 곳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에 나오는 군함도에 관한 이야기. 그들이 머물러 있었던 하시마 섬에 있는 아파트는 조선인 노동자, 일본인 노동자, 중국인 노동자가 있었다. 일본인 노무계는 일본인 갱부에겐 특별대우하고 있었으며, 위험한 일의 대부분은 조선인 갱부 몫이 되었다. 또한 그들은 조선인과 중국인을 떨어트려 놓음으로서 자신에게 위협이 가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였다. 아파트는 벌집처럼 방이 이어져 있으며, 0.5 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다섯명 이상이 살아가야 했던 그곳은 바닷물이 아파트 내부로 스며들었고, 그들의 위생상태는 최악이었다. 먹지 못하고,제대로 자지 못하는 곳, 녹초가 되어 자신이 머무는 숙소로 돌아왔지만, 물이 부족해 목용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탄가루를 제거할 수 없었다. 일본인들이 먹고 남은 정어리의 뼈와 살을 발라 먹어야 하는 그런 처절한 순간 , 그들은 그렇게 살아왔으며, 우리 앞에 역사적인 증인으로 남아 있다.
책에는 역사 이야기 뿐 아니라 그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을 알 수 있는 사진과 지도가 함께 있다. 그들이 석탄을 캐는 이유는 바로 질좋은 철을 얻기 위해서이다. 질좋은 철은 군함과 미행기를 만들 수 있으며, 그들은 조선인 노동자를 이용해 미국과 싸웠으며, 종아시아를 손에 넣으려 하였다. 하지만 전황은 일본에 불리하게 돌아왔으며, 더 많은 철을 생산하기 위해 조선이 노동자들을 채근해 더 많은 석탄을 캐기를 종용하게 된다.
책에는 500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이다. 군함도 뿐 아니라 일본의 강제징용 수법에 대해서 함께 나온다. 조선의 대표적인 친일파 면서기를 활용해 조선인에게 흰 쌀밥과 돈을 준다고 유혹했으며, 까막눈이었던 조선인은 그렇게 일본인의 새빨간 거짓말에 넘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놓여진 건 지옥 그 자체였고,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