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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무기다 -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완벽한 말하기의 기술
우메다 사토시 지음, 유나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특히 학창시절이 더 그러했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앉아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익숙했다. 서서 내 생각을 말하면, 그 생각이 말로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밖에 나가서 반친구들 앞에서 칠판 위에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연습장에 풀 땐 쉽게 풀리던 수학문제가교실 앞에 나가면 공식이 생각 나지 않고, 어디서 풀어 나가야 하는지 깜깜했다. 수학 선생님은 그런 나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을 곧잘 하던 놈이 칠판 위에서 버벅거리기 일 수 였기에 의아해 했을 것이다. 나보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풀고 들어가는데, 나 혼자만 버벅거리고 있었다. 내 생각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독서를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고쳐지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내가 말을 못하는 이유를 독서를 통해 조금씩 알게 되었고, 나의 문제점을 고쳐 나가면서, 실천하면서 나아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 무기다' 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말을 잘하지 못하면 생기는 문제들, 오해가 생기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나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말을 제대로 하는 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며, 누군가 나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햇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생각을 고쳐야 하며, 겉으로 누군가에게 드러나는 어휘력이 아닌 '내면의 어휘력'을 키워야 한다는 그 말이 백배 맞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내 안의 어휘력을 키우지 못한채,명확하지 못한 내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려 했고, 그럼으로서 번번히 실패했다. 스스로 말을 잘하기 위한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내 생각에 대해 명확한 이해 없이 전달한 것, 그것이 실수였다.
책에는 이처럼 나의 시행착오들에 대한 문제점들 하나 하나 엿볼 수 있었다. 같은 단어라도 다르게 쓸 수 있으며, 대구법, 은유법을 활용해 나의 언어를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대방을 나에게 끌어 당기려는 나의 노력이 번번히 실패했던 이유도 이제는 조금씩 알것 같다. 자신감 없이 내 생각을 표현한 것은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말에 대한 표현의 가로축과 새로축을 늘려 나가야만 말을 잘 할 수 있다. 말과 생각에 대한 가로축과 세로축을 늘리는 방법이 책에 나온다.
생각을 발전 시키는 7단계 사고 사이클
1단계 : 산출 머릿속에서 솟아나는 내면의 말을 종이에 글로 적어 기사화한다
2단계 : 연상과 심화 T 자형 사고법을 통해 생각의 폭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하여 해상도를 높인다.
3단계 : 그룹화 생각의 방향에 따라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고 묶는다. 사고의 편향성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4단계 :관점의 확장 생각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내면의 말의 해상도를 높인다.
5단계 : 객관성 확보 시간을 두고 생각을 숙성시킨다. 머리를 재충전해 더 객관적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다.
6단계 : 역발상 거꾸로 생각하기를 통해 상식과 선입견에서 벗어나고 생각의 폭을 넓힌다.
7단계 : 다각적 사고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봅으로써 문제 해결에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 (p80)
7단계는 산출, 연상과 심화, 그룹화, 관점의 확장, 객관성 확보, 역발상, 다각적 사고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그룹화란 비슷한 생각을 묶고, 재분배하는 과정이다.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진정성 없는 말은 결국 나에 대한 신뢰성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7가지 단계는 내 생각에 대한 깊이를 만들어주고, 깊이 있는 생각은 7단계를 거치면서 상대방에게 힘이 되는 말로 재탄생될 수 있다. 걸러내지 않고, 정리되지 않는 말은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채 놓여지게 되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진정성 있는 언어로 표현되지 못한다. 그것이 이 책에 나와 있는 '말=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