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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레인 - 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7년 7월
평점 :
얼마전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었다. 파란 신호등 불빛을 바라보면서 여느때처럼 걸어가고 있었고, 평온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일상적인 순간이었다. 그 평온함을 누군가 깨트렸다. 반대편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무시하고 지나가던 승용차가 빵하고 시끄러운 경적 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의식적인 운전자의 행동에 대해 나는 화를 냈고 욕을 했다. 그 사람은 내가 무단 횡단을 했다고 착각한 것이고, 자신의 차량을 가로 막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설령 내가 무단횡단을 했다 하더라도, 운전자는 비보호 좌회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방 주시를 하고 천천히 들어와야 했으며, 경적소리를 낼 이유가 없었다.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 몸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뇌는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진화해 왔으며, 자신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ㄴ을 내보이며, 무의식적인 반사행동을 보인다.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기억하는 건, 바로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만약 나의 뇌에 이상이 있었다면, 그 운전자의 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 순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을 기억하고 나머지를 걸러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존에 직결적인 것들, 그 순간 기억하고 오랬동안 지워지지 않는다.이 책은 그런 인간의 뇌에 대해 자새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과 같은 포유류 동물들은 태어나자 마자 스스로 일어나고 먹이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하며, 스스로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뇌가 성장하게 된다. 인간의 지속적인 뇌성장과 발달 과정은 인간을 동물과 차별화된 요소를 만들어 나간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를 활용해 주변의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걸러낸다. 기억을 하게 되고, 걸러내는 과정은 해마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건, 세상의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해마가 있기 때문이다. 즉 기억 기능을 잃어버리면 인간은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고, 미래를 내다 보지 못할 수 있다.동물의 뇌는 기복적인 욕구에 충실하게 진화해 왔지만, 인간으니 기본적인 욕구와 추상적인 이상을 같이 추구한다. 때로는 추상적인 이상을 얻ㄷ기 위해 기본적인 욕구를 잠시 내려놓는 경우가 여기에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뇌에 대한 이해, 인간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존재이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는 인간의 뇌에 대한 신비로운 세계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 인간은 인간을 대체하는 동물들을 활용해 인간을 실험하려 든다. 쥐를 활용한 시험들. 쥐에 대한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대해 연구하게 되고,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들여다 본다. 인간이 인간을 활용해 합법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건, 뇌에 대한 질환을 가지는 환자들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부족한 현실, 그 안에서 인간의 독특한 현상을 발견하게 될 때,뇌과학자들은 그 발견에 대해 열광하고 환영한다.컴퓨터를 활용해 인간의 뇌에 대해 분석하려 하며, 슈퍼 컴퓨터는 바로 뇌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 더 나아가 지금보다 몇천배 더 빠른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가진 능력은 무시하지 못한다. 뇌에 대한 신비가 여전히 밝혀지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인간의 무의식적 행도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궁금하다. 인간의 뇌 속에 있는 수백만 개의 뉴런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연결되어 있다. 그런 뉴런의 특성은 인간의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인간이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고 네트워크화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존적인 성향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협력하는 것, 그것이 인간을 덜 고통스럽게 하며, 때로는 이타적이면서, 이해와 공감을 느끼는 존재가 된다. 인간을 독방에 가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큼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을 자행한다.
책에는 인간의 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이 우리 뇌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우리가 가지는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나와 상대에 대해 알고 그 안에서 예측가능한 행동을 하려는 것, 인간의 뇌를 이해하면, 사회 제도가 바뀔 수 있고,기존의 양식을 바꿔 나간다. 더 나아가 인간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그런 과정은 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새로운 변화와 마주하게 되고,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