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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괴 1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결괴
1권..그렇다. 이 소설인 히라노 게이치로 다운 문장들이 드러난다. 소설 속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돌떨어져 있지 않으며, 그
안에서 나타나는 어떤 사건에는 원인이 있다는 그 사실, 이 소설에서 엿볼 수 있다. 책제목 결괴는 '방죽이나 둑 따위가 물에 밀려
터져 무너지다' 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우리의 삶 속에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들이 어떤 문제들이 중첩되고 더해져 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으며, 소설 속 주인공 사와노 료스케의 죽음이 둑이 무너지는 그 시점이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한 가정의 무너짐이 사실적이면서 ,히라노 게이치로 답게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주인공을 통해 묘사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생각과 가치관, 말은 바로 히라노 게이치로의 생각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려면 그 앞에 복선이 깔리게 된다. 그 사건이 개별적으로 아무런 이유없이 일어나지 않는다.
결괴 1권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모습들이 자세하게 나온다. 평범한 직장에서 회사원으로서 일하는 사와노 료스케와 그의 형
다카시, 료스케는 3살 아들 료타가 있으며, 아내 요시에, 어머니 가즈코와 살아간다. 여기서 아버지 하루오는 신일본 야와타
제철소에 근무하며 퇴직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게 되는데 소설 속에 료스케와 아내 요시에, 그리고 다카시 아이에 감춰진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료스케의 시신이 토막난 채 교토와 오사카 인근에서 발견되고부터이다.
소설에는 료스케
이외에 또다른 주인공이 나온다. 기타자키 도모야는 중학생이며, 어머니 시호코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간다. 학교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도모야는 평소엔 조용하지만, 누군가 왕따를 당하는 걸 보면 자신의 숨여있는 공격성이 표출되고 만다. 축구부 아이들이 한
아이를 괴롭히는 걸 본 도모야는 그들을 응징하였으며, 시호코가 학교에 불려가는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다. 여기서 시호코는 자신의
아들의 행동에 대해 자기 합리화 하며, 아들의 행동의 그 뒤에는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도모야의 공격성은 잠재우기보다는 또다른 공격성으로 연결되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료스케는 사실 형 다쿠야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내가 우연히 발견한 료스케가 인터넷 공간에 남긴 일기, 그 일기 속에는 형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으며,
자신이 형보다 더 나은 것은 바로 행복이라 말하고 있다. 료스케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인해 상황이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아내 요시에는 남편의 죽음에 대해 형 다쿠야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건 인터넷 공간 안에 남겨진 료스케의 행적이
다쿠야의 행적과 일치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료스케와 다쿠야가 만난 그 순간이 료스케의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도모야의
행동은 점차 도를 넘고 있다. 자신의 공격성은 히로야타 준야와 구가이 유미가 성관계를 했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나서
부터였다. 그것을 올린 것에 대한 응징과 보복, 도모야는 점점 더 망상에 빠져 들게 되고, 악마와 만나게 된다. 악마의 꾀임에
빠지게 되는 도모야의 이야기가 결괴 1권에 나타나고 있다.
"인간이란 그렇게 어리석은 존재야. 그런 어리석음을
오히려 인간은 인간성이라 부르지. 잡티하나 없이 완벽하게 흰 공간에 집어넣고 감금해봐. 사흘도 못 견디고 발광할 게 틀림없어.
하지만 거기서 아주 미세한 얼룩 하나라도 찾아내면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지.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어. 그건 자명해. 신조차
완전한 신이라면 당장에 내팽겨치겠지. 히힛. 그런데 말이지. 인가의 행위 중 가장 어리석은 것이 살인이라고들 하거든. 요컨데
살인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행위라는 뜻이야. 이해하겠어? 단순한 삼단논법이야."(p315)
"살인은 인간의 필연이야.
인간이 인간적인 이상 살인은 반드시 일어나지. 유사 이래 이 세계가 살인을 경험하지 않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어. 태어나서
죽는다는 인간의 조건이 불변하는 한.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만드는 행위의 신비가 주는 매혹에서 인간을 절대 도망칠 수 없어!
알겠나! 존재자에게서 존재를 빼앗는다! 달의 인력이 바다를 끌어당기듯 은밀하게. 그러나 헤어나오기 힘든 강력한 힘으로 구속하는
생각이지. 이 세계는 표면상으로는 분명 살인을 구축하는 척 해왔어. 그러기 위한 유일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언제나 살인이었지만
말이야."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