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글쓰기 - 고민이 시작된 딸에게 건네는 엄마의 손편지
김정은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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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다. 이 책에서 '글쓰기'가 먼저 보여지지 않았다. 다른 것이 눈에 보였다.그건 '자기 치유'였다. 책을 읽으면서 책에 담겨진 글을 사진으로 찍어 까페에 올리니 댓글이 달렸고, 그분은 공감과 위로를 얻어가고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쓴 김정은씨도 마찬가지였다. 책에는 엄마로서 김정은씨와 딸로서의 김정은씨가 교차된다. 엄마 김정은으로서의 모습과 두 딸 유수민, 유수린에게 보낸 편지와 일기 속에는 딸로서의 김정은씨의 과거가 눈에 보여지게 된다. 두 딸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잇었으며, 딸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저자도 가지고 있었다. 단지 그걸 기억하지 못했고, 바쁘다는 이유로 놓치고 살아왔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제는 소통이었다. 딸과 엄마의 소통 안에 숨어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TV 에서 다시 나오고 있는 '살림하는 남자들' 에 등장하는 김승현씨 모습이 교차되고 있었다. 20년전 연예인으로서 잘 나가던 김승현씨는 방송을 통해 아이가 있다고 고백하였으며, 그로 인해 지금까지 방송과 멀리했다. 10여년이 지나 어린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고, 김승현씨는 딸의 아빠가 되었다. 딸과 아빠의 관계 속에서 아빠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딸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딸과 떨어지는 시간 동안 딸은 아빠의 유명세로 인해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이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김승현씨의 딸이 가진 고민은 여느 딸들에게도 가지고 있는 고민이었다. 단지 그걸 연예인 김승현은 모르고 있었을 뿐이고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은 저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프로그래머였던 김정은씨는 출장을 반복하였으며, 바쁜 일상 속에 치여 살았다. 남편과 함께 했던 지난날의 기억, 딸이 가지고 있는 이성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딸과 비로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딸과의 소통이었으며, 딸로서 김정은씨께서 남긴 일기는 친정 엄마와의 화해와 위로의 메시지였다.


책에는 자아에 대해 나오고 있다. 수민과 수린이 가지고 있는 자아. 그 안에서 딸은 공부에 대한 고민, 장래에 대한 고민, 사춘기로서의 고민이 함께 가지고 있다.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성에 대한 고민을 엄마에게 털어놓음으로서 엄마는 자신의 과거의 비밀을 딸에게 솔직하게 말하게 된다. 일기라는 화나의 공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서 딸과 엄마는 연결되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낌으로서 서로의 힘듦을 깨닫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게 된다. 엄마가 가진 고민도 자신이 가진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됨으로서 위로를 얻게 되었고, 자신에게 놓여진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소통은 이해와 공감에서 나오고 있으며, 인정과 존중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딸과 엄마의 편지와 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두사람은 느끼게 된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는 알 수 있다. 부모와 자식관계라 하더라도 모든 걸 알수 없다는 사실이다. 딸이 가진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딸은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오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먼저 딸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이해하고 인정하면, 딸은 든든한 구원군을 얻게 된다. 스스로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자기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건 바로 뒤에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이다. 김정은씨가 쓴 <엄마의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가족간의 끈끈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추억을 만들어 주고 행복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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