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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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문학소녀와 전혜린 . 두 가지의 의미는 해방 전후 여류문학의 현주소를 알게 해 주며,'문학 소녀'의 의미 속에 감춰진 주홍글씨를 깨닫게 된다. 전혜린이 살았던 1950년대~ 1960년대 전후 그 당시 문학 소녀는 '미성숙한', '아마추어적인  ' 뉘앙스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문학청년'과는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혜린은 그런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순된 사회를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고 스러져갔다.


사실 나는 전혜린의 삶에 대해서, 그녀의 작품 세계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것이 전혜린에 대한 상식의 전부이다. 1930년대 일제 시대에 태어난 전혜린은 친일파 전봉두의 딸로서 최상류층 엘리트로서의 삶을 누리고 있었다. 전쟁이 끝난 전후복구 시대였던 1955년 전혜린은 홀로 독일 유학길에 올랐으며, 유럽 사회를 처음 마주하면서 문화적인 충격을 가지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선 최상류층이었지만, 독일에서 그녀의 삶은 온전한 이방인으로 살았으며, 자신의 삶의 모든 걸 스스로 감내하고 해결해야 했다. 독일 뮌헨에서 살았던 4년간의 기간은 그녀의 남은 인생을 바꿔 놓았다. 조선의 모습은 낡았으며, 불결하고, 결핍된 형태로 미흡한 사회 그 자체였다. 세상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존재하며, 그건 문학소녀로 낙인 찍혔던 전혜린의 삶 또한 벗어날 수 없었다.


전혜린은 196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독일에 유학길에 오른 10여년간의 삶 속에서 수필집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을 포함한 다수의 작품과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였다. 소설을 쓰지 않고, 수필집과 번역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드러낸 전혜린의 삶이 요즘 다시 부각되고 있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다. 1960년데 여성 문학은 감상적이고, 사변적이다 라는 인식이 존배했으며, 전혜린 또한 그 비평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성은 책을 읽고 ,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견 속에 살아야 했던 전혜린의 삶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으며,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전혜린의 문학 세계가 가지는 가치를 재평가 한다.


이 책을 읽기전만 하여도 '문학소녀'의 의미 속에 감춰진 편견을 잘 알지 못했다. 전혜린의 문학세계에 대한 이해도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였으며, 전혜린이 세상을 떠나고 1990년도 초반까지도 문학소녀에 대한 생각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였고, 보수적인 사회를 지향하고 있었다. 일본 문물이 들어오면서 문학 소녀는 모던걸, 신여성으로 바뀌고 있었지만, 여전히 여성문학에 대한 편견은 우리 사회에 존재했으며, 저자의 이름이 여성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편협된 문학 비평이 무분멸하게 이루어졌다. 그렇게 이 책은 군부 독재 시절 이전의 우리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특히 전혜린의 문학에 대해 다시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다. 또한 소설가 조남조의 <82년생 김지영>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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