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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지 않는다 - 도쿄대 병원 응급실 책임교수가 말하는 삶과 죽음의 원리
야하기 나오키 지음, 유가영 옮김 / 천문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구하는 성향이 있다. 자신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태어남과 죽음에 대한 질물을 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얻으려 한다. 우주에 대한 탐구와 빅뱅의 정체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이유,태초의 우주는 어떤 형태이고, 지금 우주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우주의 모든 것을 알려는 욕심은 바로 인간으로서의 존재에서 시작되었다. 지금 우리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태양계 너머의 공간에 우주선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서, 지구 너머의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이 책이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며, 응급실 책임교수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은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저자는
죽을 고비를 세번 넘겼다. 초등학교 때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운명에서 살아남았으며, 등산을 좋아하는 저자는 1979년 등산을
하다가 절벽의 끝에서 죽을 뻔한 고비에서 살아 돌아왔다. 또한 그는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를 넘기고 다시 등산을 하게
되었고, 세번째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세번째 죽을 고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그는 등산을 멈추게 되었다. 이후
30여년뒤 응급실 책임교수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때의 목소리 덕분이다.
그가 응급실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었던
것 또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살아 돌아왔기 때문이며, 스스로 누군가의 삶과 죽음을 목도하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최전선에
놓여진 응급실은 항상 죽음에 노출되어 있으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실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수롭지 않게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잇을 것 같은 환자가 갑자기 몸상태가 악화되면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에 저자는 현대의료기술의 한계를 절감했으며,
사람마다 각자 다른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알고 싶었다. 비슷한 폐렴 증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누군가는 살아서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죽음을 목도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 이유에 대해 스스로 알고 싶었다.
그는 의학 뿐
아니라 종교에도 관심가지고 있다. 신은 정말 있는지, 있다면 신은 어떤 사람을 살려주고 어떤 이는 거두는지 궁금했다. 환자들을
통해 유체이탈을 경험했으며,혼에서 빠져나온 육체가 허공에 떠도는 그 순간에 대한 묘사가 책에 자세히 나오고 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사인에 대해, 어머니와 만남으로서 그 실마리를 풀게 된다. 욕조 위에 쓰려져 그 자리에 세상을 떠났던 어머니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으며, 자신이 모르는 것들까지 직접 알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간의 혼은 존재하며, 육체는 사라지지만, 영혼은 언제나 우리곁에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사람은 육제가 사라지고 혼과
분리되는 그 순간 고통에서 해방되며, 혼은 또다른 육체를 찾아가는 것이다. 자연과학에 기초를 둔 저자의 생각과 가치관은 다양한
관점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