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아들에게 - 소설가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마흔한 통의 따뜻한 편지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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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논개>,<미실>을 쓴 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별아씨의 에세이에는 이제 군대에 아들을 보내는 엄마의 애틋함이 묻어난다. 누구나 가는 군대이건만, 자신의 아들이 군대간다는 소식에 입영통지서가 날아오는 그날, 싱숭생숭한 엄마의 그 마음, 그 마음 속에는 언제나 짝사랑일 수 밖에 없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있다. 20년전 핏덩이였던 아기가 성장해 자기보다 키가 더 큰 아들로 성장했건만,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아기의 모습, 그 때로 돌아가게 된다. 언제나 아들의 소식을 듣고, 아들이 아프면 , 엄마도 아프다는 사실, 군대를 간다는 소식은 미처 준비되지 않은 이별 메시지였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고 했던가, 아들이 떠난 그 빈자리는 자신에게 갑자기 찾아온 허전함과 쓸쓸함으로 다가온다. 매일 아침 아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던 피아노 소리는 이제 사라져 버렸으며, 피아노를 어루 만지며 아들을 기억하게 된다. 아들이 들었던 군대 가기전 노래리스트를 보면서, 아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까페를 가입하게 되는 김별아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코앞이면 갈 수 있는 곳, 그곳에는 아들이 훈련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그곳의 소식을 알 수 있는 건 인터넷 공간이었고, 아들이 가지고 있는 나라사랑 카드였다. 아들에 대해서 매일 매일 편지를 보내는 엄마는 그렇게 아들의 일상을 하루 하루 기록해 나간다. 인터넷이 없었던 PC 통신, 아들의 육아 기록이 남아있는 천리안 공간에서 자신의 육아 기록을 보았으며, 자신의 20년전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아들의 현재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여전히 아들은 핏덩이 아기였다.시간이 흘러 자신도 나이가 먹었고, 아들도 나이가 먹었건만, 엄마의 사랑은 언제자 과거에서 멈춰 있었다. 매일 매일 인터넷에 올라오는 아들의 훈련 소식과 매일 먹는 아들의 군대 식단을 보면서, 오늘 날씨를 보면서 아들이 훈련 받다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한 줄 한 줄 기록되어 있었다. 자신이 보내는 답장 없는 편지가 그렇게 하루 하루 이어지고 있으며, 첫번째 아들의 편지를 엄마는 바라보면서 읽고 또 읽고 다시 읽어 가면서, 아들의 모습과 마음을 읽어 나가게 된다.


아들은 그렇게 훌쩍 커 나가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3학년 무렵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기억들을 보면서 이젠 스스로 행군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그 사실을 보면서 다시금 눈물 짓게 된다. 화생방 훈련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자신이 아들 나이가 되었던 과거로 시간타임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학생 운동이 많았던 그 때 최루탄에 훌쩍 훌쩍 거려야 했던 그 때와 아들이 맡아야 했던 화생방 훈련은 시간이 흘러 교차되고, 복제되어서 소설가 김별아의 아음 한 켠에 자리잡게 된다.


그렇게 매일 매일 쓰는 편지 속에서 5주간의 훈련이 마치게 되었다. 5주 전 머리를 깍았던 아들의 모습과 풋풋함에 대해 눈물짓던 엄마는 그렇게 다시 본 아들을 보면서 눈물을 감추게 되었다. 까맣게 탄 아들, 늠름해진 아들의 모습이지만, 여전히 핏덩이 아들의 모습이 감춰져 있다.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엄마는 아들의 마음을 알기게 그렇게 두사람은 마음 속에서 눈물 흘리게 되었으며, 4시간의 짧은 만남은 헤어짐으로 기록된다. 그리고는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을 엄마는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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