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파산 - 장수가 부른 공멸
NHK 스페셜 제작팀 지음, 홍성민 옮김 / 동녘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대추나무 사랑걸렸네>,<전원일기>,<아들과 딸> 이 드라마들은 바로 20여년전 우리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그 당시의 우리 사회상의 모습과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힐링드라마였다. 지금 현재 이 드라마를 보면 무언가 낯설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웃 간의 끈끈함이 사라지고, 가족간에 느껴지는 행복도 지워진 채, 우리의 삶은 과거의 모습과 동떨어진 삶이 보여진다.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지금은 부모를 모시는게 당연하지 않은 사회로 바뀌고 있다. 사회 복지혜택은 과거보다 늘어났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사회 구조는 위태롭기 그지 없다. 경제 성장과정에서 보여지는 우리의 모습과 경제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의 우리의 모습은 점점 더 바뀌고 있으며, 이 책은 일본 사회의 변화와 그 안에 보이는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사회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족의 파산, 노후 문제. 이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일본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우리나라도 일본 사회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수명연장으로 인해 노년층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출산률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부모와 자식 안에 존재하는 울타리는 위태롭기 그지 없으며, 20년전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사회의 모습은 지금 현재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지게 된다.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경제 성장에 맞춰져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 경제 성장에 못 미치는 불안함과 공포가 숨어있으며, 기업은 생산과 투자하지 않으며, 고객은 소비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도드라진다. 경제 성장이 멈춰 버린 일본 사회의 모습은 조만간 우리의 모습이 될 거라는 공포심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가족의 파산의 원인을 우리는 장수에 찾고 있다. 하지만 그 본질적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그건 바로 사회 복지이다. 사회가 바뀌고 있고, 수명이 늘어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지의 증진이다. 과거보다 더 나은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기대하는 복지혜택과는 동떨어져 있다. 우리는 북유럽 국가의 복지 혜택을 원하지만, 실제 우리 눈앞에 보여지는 복지는 수명 연장과 연명하는 수준에 그친다. 퇴직 이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 기술이 없음으로서 자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는 점점 더 열악한 사회로 바뀌고 있으며, 공멸을 초래하는 이유가 된다.


캥거루족.. 과거의 우리가 생각하는 중년의 모습은 직장에서 안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중년은 일본 사회에서 보여지는 히키코모리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직장을 가지고 있어도 안정적이지 못하고 비정규직 일색의 대한민국 사회의 불안한 일자리 구조, 이런 사회적 구조는 20년전 IMF 사태로 인해 빚어진 것이다. 일본 또한 30여년전 일본사회에서 나타난 부동산 거품이 꺼진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났으며, 경제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노후 파산이 현실이 되고 있있으며, 고독사 늘어난 현재 일본 사회와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과거와 너무 달라진 일본과 대한민국의 모습. 두 나라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과거에 우리가 추구했던 것을 다시 돌려 놓는 것이다. 이웃과 단절된 현재의 모습을 이웃과의 연대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내 주변의 이웃을 암묵적인 적으로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 내 이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사회 안에 보여지는 이기적인 행태를 줄여 나가는 것, 여기서 더 나아가 세금을 늘리고 복지 혜택을 늘려나가는 것, 그래야만 우리가 생각하는 노후 파산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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