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두 얼굴의 조선사 : 군자의 얼굴을 한 야만의 오백 년 - 군자의 얼굴을 한 야만의 오백 년
조윤민 지음 / 글항아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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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선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유교 이념에 따라 충효를 당연시 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조선이 아닌 정치권력과 지배층의 권력 유지, 왕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조선의 또다른 이면을 바라본다. 이 책은 조선 왕조가 5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그 근간에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안정적인 관계가 지속되었다는 것에 그 원인을 찾아 나갔다. 서양에 노예가 있었다면, 조선에는 노비가 있었으며, 양반은 조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면서 성리학과 유교 이념을 바탕으로 신분 질서와 계급을 형성해 왔다. 조선 양반들이 무언가 시도하고 그것을 체계화한 이유는 바로 양반과 선비를 중심으로 한 권력구도 형성에 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신흥 사대부가 권력을 쥐었다는 기존의 조선사회의 변화는 잘못되었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실제 고려를 움직이는 21개 가문들은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16개 가문이 지배계층을 형성했다. 여기서 실제 조선 초기 권력의 중앙에 들어오게 된 신흥 사대부는 정도전이 속한 정씨 가문을 포함 한 세개의 가문에 불과하다. 즉 그들은 조선의 지배계층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나 별반 다르지 않으며, 조선 시대는 고려시대보다 더 끈끈한 권력 구도를 만들어 갔다. 양반들은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정치권력을 형성하게 된다. 유교이념과 성리학은 바로 조선시대 지배 권력은 유용한 정치 도구였기 때문에 그걸 내려 놓을 수 없었다.


조선시대의 형벌은 양반과 양인, 노비를 엄격하게 구분하였다. 같은 죄라도 양반은 언제든지 풀려 날 수 있었으며, 그에 반해 양인은 더 큰 죄를 물어야 했다. 특히 공개 처형은 지배층이 양인들이 지배계층을 넘보는 행위에 대한 보여주기식 처형의 일종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보여줬던 공개 처형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된다. 조선시대와 다른 나라의 차이는 양인과 노비의 엄격한 차이를 두지 않았으며, 겉으로 보기엔 둘의 신분차이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양인과 노비를 복장으로 구분지었던 일본과 차이가 있다.


과거제도는 출세의 지름길이다. 책에는 경상도 진주에 거주하였던 유생 하명상의 일화가 소개된다. 70세의 삶을 살았던 하명상은 40이 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였으며, 자신의 이름은 여섯번 고쳐먹게 된다. 번번히 떨어지는 과거 급제는 하명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서야 50 문턱에 과거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13세에 진사에 합격한 율곡 이이는 하명상에겐 꿈이나 다름 없었다.조선시대엔 6000여개의 관직이 있었으며,그중에 정3품 당상관에 해당하는 최고위직은 100명이 불과했다. 하지만 매관매직이 극성을 이루던 조선 후기에는 당상관 이상의 관직을 가진 이들이 수백명에 달했으며, 부정부패가 심했다.


조선시대가 국시로 내세운 대명사대. 명나라를 모시고, 명나라의 법과 제도를 조선의 법과 제도의 근간으로 삼는 것, 조선시대 죄인이 유배를 떠날 때 대명률에 따라야 했던 이유는 무능한 조선시대 정치제도와 왕권의 안전을 명나라를 통해 보장받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명나라에 굽신거림으로서 살 궁리를 찾고자 했던 조선은 명나라가 청나라에 잠식당한 이후에도 명나라 황제의 제사를 모실 정도로 극진한 대명사대를 했다. 하지만 청나라가 중국에 들어선 이후 동학운동이 일어나던 조선 후기 무렵, 대명 사대 외교술이 역효과로 나타났다. 동학 혁며을 잠재우기 위해서 청나라를 불러 들임으로서, 일본이 조선 땅에 들어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였고, 조선 망국의 지름길이 되고 말았다. 흥선 대원군이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던 과정도 대명사대에서 대미 사대로 바뀐 것이며, 그들은 미국과 일본 사이에 맺은 가쓰라 태프트 밀약에 대해 알지 못하였으며, 세계정세에 어두웠다.책에서 양반 신분이었던 안중근조차 동학 혁명에 대해 크게 단죄해야 한다 했으며, 진취적인 성향을 띠고 있었던 안중근조차 양만의 세속적인 관습이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바뀐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은 과거 조선시대의 야만적인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금 여전히 대미 사대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미국의 요구조건에 꾸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 대한민국은 강대국이 되려는 노력보다는 약소국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을 찾기에 급급하고 있으며, 여전히 부정부패와 매관매직은 현존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유전무죄, 무전유죟라 불릴 정도로 지배층은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려는 양상이 현존한다.


책에는 백운동 서원이 나온다. 실제 백운동 서원은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소수서원이다. 조선시대 최초의 사액서원. 초창기 서원이 개설되면서 노비와 땅을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양반들은 사액서원이 점차 늘어나고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수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게 된다. 양반의 몰락을 가속화 했으며, 배고픔에 못이긴 양인들은 살기 위해 스스로 서원에서 일하며 노비가 되기를 자처햇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선비 정신을 언급하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유치하려는 지역사회의 모습이 함께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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