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과 이순신 3 - 대망
정진혁 지음 / 작가와비평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보면 이순신의 프로필이 나온다. 프로필 안에 보여지는 한 남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의 모습이 아니다. 사실 우리는 박정희 정권 때 이루어진 역사왜곡으로 인해 이순신의 초상화는 심하게 왜곡되었다. 실제 이순신은 책에 나오는 낯선 남자의 얼굴이고, 현충사의 모습은 가짜 이순신이며, 상상화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속 인물도 마찬가지이다. 인진왜란에 대해 이순신을 영웅화하기 위한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를 훼손시켰다.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임진왜란 이전 이순신이 태어났던 1545년 그 때로 돌아간다. 선조가 아닌 인조가 왕위를 지키고 있었던 그 때, 대윤과 소윤이 조선을 좌지우지 하고 있었으며, 정난정과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가 있었던 그 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 당시 조선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었던 명나라와 여진족, 그 주변의 나라들의 정세는 어떠했는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덧보인다. 이 소설은 실제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순신보다는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러시아와 국경을 형성하고 있었던 경계지역 녹돈도에 머물러 있었던 이순신은 그곳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한반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정세와 그 중심에 서 있는 풍신수길의 횡보를 이 소설에서 펼쳐 나가고 있다.


이 소설은 대화체로 구성된다. 영화 황산벌을 연상하게 하는 사투리 남발하는 가운데, 역사적 인물과 동떨어진 듣보잡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 가운데 , 정여립이나 김성일,허균과 허난설헌과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실제 조선에서 어떤 삶을 살았고,조선사회의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즉 임진왜란 이전 조선의 혼란스러운 그 상황이 이 소설에 펼쳐지고 잇으며, 이순신은 함경도 추운 녹돈도에 머물러 있었기에 조선 조정과 권력의 소통돌이에서 벗어나 있었으며, 류성룡과는 막역한 사이였지만, 이 소설에선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는 보이지 않는다.


임진왜란은 우리에겐 임진왜란으로 불리지만 임진년 동아시아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조선과 일본, 명나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조선은 피폐해졌으며, 명나라의 국력은 쇠퇴했다. 일본을 통일했던 풍신수길은 얏보았던 임진왜란이 도리어 역효과를 불러왔다. 우리는 이순신이 아니었으면, 임진왜란을 승리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그건 반은 맞고 만은 틀렀다. 임진왜란은 이순신 한사람으로는 불가능한 큰 싸움이다. 선조가 피난길에 오른 이후, 전국 각지에서 들고 일어선 의병들의 노력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이순신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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