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1집 푸른 동시놀이터 102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지음, 강나래.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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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시이다. 70여편의 동시가 담겨져 있으며, 동시를 출품한 작가의 인터뷰와 평가가 같이 나온다. 동시를 읽으면 느끼게 되다. 나도 동시를 많이 읽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안 읽게 된다. 뻔한 이야기, 당연한 이야기가 시를 통해 담겨져 있어서였다. 그 당연한 것이 사라지는 현재 우리들을 보면 동시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친근하고, 익숙하고, 가까운 우리네 이야기, 그것이 바로 동시에 담겨진다.





사과 이름에는 다양한 이름이 있다. 딜리셔스,국광,부사, 홍옥, 홍옥이 엄마 이름이란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엔 엄마이름을 너무나도 단순하게 지었다.드라마 허준에 예진 아씨가 뜨면서, 너도 나도 예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오래전엔 일제시대의 잔재가 남아서인지 '자' 자 돌림이 많았다. 내가 학창 시절엔 '미'가 중간에 들어가거나 끝에 들어가는 여자 친구들이 있었다. 드라마 '아들과 딸'에 등장하는 후남이와 종말이가 생각난다. 남아 선호 사상에 물들어 있어서 그런지 이름도 아들 이름은 쓰는 경우도 많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 부끄러워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학교 시간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새학기가 시작되면, 시간표를 나눠준다. 그 시간표의 첫글자를 따서 정확하게 외우는 것이 일이었다. 고등학교가 되면서 야간자습이 실시되었고, 토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8교시였다. 이 동시를 통해 학창 시절 시간표가 생각이 났으며, 이름을 저렇게 외웠던 기억이 생각났다.세월이 바뀌고 있는데 이젠 교과목에 따라 교육하는 방식은 달라졌으면 좋겠다.





변화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도 사라지고 돈이 우선되는 세상을 보면 사회에 이웃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음이 안타깝다. 정든 친구, 정든 놀이터, 정든 고향, 정든 나라. 이 모두 하나하나 변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며 그 과정에서 어릴 시절의 자취는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의 모습조차 다시 가보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2010년 1월 12일 아이티 대지진이 일어났다. 진도 7.0 의 강도. 그 강도는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는 일본에서는 큰 피해 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티는 그렇지 않았다. 대지진 이후 살아갈 터전을 잃어버린 아이티 국민들이 넘쳐났으며, 사상자조차 집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국에서 떠난 구호물자가 아이티에 도착하게 된다. 낡고 쓸모없다고 방치되어 있었던 물건들이 그들에겐 요긴하게 쓰여진다. 한곳에는 버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고, 한곳에는 그 물건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우리도 가난한 나라였는데, 어느샌가 그걸 잊고 살아간다.





소독차..그랬다. 여름철 단골 손님이다. 차가 지나가면, 골목에 있는 아이들은 소독차를 따라가기 바쁘다. 이젠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아니 소독차를 지나가면 부모님들이 말릴 것이다. 소독차 그 하나만 봐도 우리 세상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으며, 골목길에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앞 차와 뒷 차.세상이 편리해지면서 우리 삶은 점점 빨라지게 된다. 조급해지는 우리의 마음은 누군가를 향하게 된다.운전이 미숙한 앞 차에 대해서 뒷차는 그것을 기다리지 않는다. 빵빵 거리고 소음을 내는 것, 돌이켜 보면 우리 삶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맡물리면서 팍팍하게 살아가는 건 아닐런지., 내 시간이 소중하면 남의 시간도 소중하며, 누군가 나에게 배려하기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누군가를 배려해야 하는데, 그것이 이젠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그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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