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이미지 - 이미지 과잉 시대에 ‘생각하는 이미지’를 말하다 이종건의 생활+세계 짓기 시리즈 3
이종건 지음 / 궁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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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는 무얼까, 왜 이미지에 대해 말하는 걸까. 그건 우리가 사는 세계가 자본주의 세계이며, 자본주의 세계는 이미지를 소비하며 살아가기 때문은 아닐런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 처럼 우리는 같은 값을 가진 물건 들 중에서 아름다운 것, 예쁜 것, 가치있는 걸 고르곤 한다. 아름다운 건 어느 정도 우리의 눈에 고착되어 있지만, 가치라는 건 사람마다 다른 모양새를 지닌다.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가치가 있을 수 있고, 누군가에겐 그것이 가치 없는 물건일 수 있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공약보다 이미지를 우선한다. 우리는 그들의 이미지가 가치와 동일시 하게 되고, 왜곡되고, 착각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그것은 우리에게 또다른 부작용을 잉태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와 최순실 게이트는 이처럼 이미지 과잉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부작용 중에 하나이다. 가치를 바라보지 않고 외모를 바라보고 그들의 권력도 이미지화 되어 간다. 광고도 그러하며, 사람을 보는 눈도 가치에서 이미지로 옮겨가게 된다. 이미지는 아름다움으로 채색되어 가며,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SNS 가 존재하는 건 실재 나보다 나를 얼마나 더 잘 보여지도록 만드느냐에 대한 욕마으이 투영이 아닐런지. 책에는 이미지와 깊이를 연결지어 우리 삶의 속살을 드러낸다. 실제 우리에게 놓여진 것보다 더 왜곡된 우리들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태는 우리의 열정이나 욕망 '밖' 이 아니라 '안'에
서 발생한다. 가장 현실적인 철학자 흄 David Hume이 "취미의 표
준에 관하여 Of the Standard Taste"(1757)에서 주장하듯 우리의 미
적 판단은 감성에,그리하여 편견에 물들어 있다. 예컨데 축구경
기에서 우리 팀이 스포츠 정신을 지키면서 절묘한 기술로 슈팅
해서 득점했을 때 우리는 그것이 '아름답다' 고 하지만, 상대 팀
이 그럴 경우 그러한 쾌감도 없고 그리 말하지 않는다. 해가
매일 지지만 우리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는다.(p53)



이 책은 지극히 인문학적이면서, 철학적이다.우리 삶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책을 통해 이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고 싶은 것,내가 관심 가지는 것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낄 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스페인과의 경기를 아름답게 바라 보는 건 그 경기가 우리의 욕망 '안'에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구시리즈 7차전 기아와 sk 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나지완의 결승 홈런포에 대해 kia 팬은 그걸 아름답다 하지만, sk 팬은 그것을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비참한 기억일뿐 잊혀지고 싶은 기억일 뿐이다.


히틀러는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그에 대해 우리는 역사의 악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가 남겨놓은 이미지는 현존하고 있으며, 우리 삶을 지배한다. 그가 펼쳤던 선동정치는 모든 정치인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가 얻었던 지지율은 사람들을 어떻게 조종하고, 사로잡아야 하는지, 기본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으며, 따라하고 모방하려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지는 있지만, 깊이는 없으며, 우리가 기업에 휘둘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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