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
윤인모 지음 / 판미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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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무엇이며, 어떻게 치유되는 걸까, 나는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이 책을 통해 찾아보고자 하였다. 아이가 되어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의도치 않게 얻게 되는 수많은 상처들, 그 상처들은 우리 몸 속속에 깊숙히 박혀 기억된다. 그것이 때로는 의도치 않는 상황과 장소에서 불현듯 나타날 때도 있다. 그럴 땐 인간의 속성은 단절과 끊어짐,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트라우마는 우리 삶의 연속성과 예측성에서 벗어나 정지된 어느 한 시점으로 이끌어 나가고 , 그것은 쓰레기인 채 방치되고 있다. 저자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선 단절과 버림이 핵심이며, 스스로 기억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어야 치유의 길이 열리게 된다 말하고 있다.


아이가 어른이 되려고 하는 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구체화하기 위해서이다. 어른이 아이가 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만 어른에게는 트라우마가 추가될 뿐이다.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상처들, 인간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출발하고 싶어한다. 트라우마는 강한 전염적인 속성을 지닌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상처는 분노로 이어지며, 나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고통으로 기억되고, 그것은 감정으로 연결되어진다. 트라우마에 관한 다양한 사례가 책에 등장하고 있으며, 상담자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고통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지, 명상을 통해서 치유하고, 고통의 근원이 되는 기억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감정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쪽 발은 엑셀러레이터를 누르고 다른 발로
는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것과도 같다. 당신의 차를 매일 그렇
게 운전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저기 찢어질 것이다. 예
컨데 분노와 적개심으로 주먹으로 때려 주고 싶은 것을 자꾸
참다 보면 어느덧 어깨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정착하게 
될 것이다. (P174)


대한민국은 유교 사회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전통이 흐려지고 있지만 생활양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렇기에 자신의 감정을 사회 밖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또다른 후회로 이어질 수 있고, 지탄 받을 가능성도 현존한다. 그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두려움과 공포의 실체이며, 트라우마는 항상 곳곳에 불현듯 나타날 수 있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는 것 도한 유교적 미덕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또다른 폐단의 하나이다. 참고 참다 보면 어느새 터지고 말고, 남을 파괴하거나 자신을 파괴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그렇게 잉태되고, 전염되고 누군가를 파괴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후회하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몸으로 그 트라우마를 생성하고 파괴하고 또 생성하는 과정이 이루어질 때도 있다. 심적인 괴로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트라우마는 생겨나는 것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나 자신을 바라보고 명상과 대화를 통해 치유할 길을 도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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