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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성한다 - 다시 쓰는 개혁보수
정병국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6월
평점 :
대한민국
댐에 물이 졸졸졸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졸졸졸 새는 물줄기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과거처럼 똑같이 땜질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땜질이 너무 많았으며, 댐은 결국 붕괴되었다.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파면 결정되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엄연한 진실은 결국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파면의 주인공들은 그렇게 지금 재판을 받고 있으며, 국민은
그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정치 엘리트라 자칭하는 이들은 국민의 안보 따위 팽개치고, 기득권으로서 우뚝 서려고 했다.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활용해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했으며, 성공했지만, 결국 무너져 내렸고, 괴멸되었다. 저자는 반성한다고 말한다. 보수
정당에서 나와 바른정당에 입문하면서, 개혁 보수 정당으로서 새출발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들의 앞 길은 여전히 어둡다. 배신자라는
오명을 쓸 수 밖에 없었으며,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지만 국민들은 대체로 무관심하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게 무플이라
하던가, 바른 정당의 현주소가 바로 이렇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열린 우리당이 보여줬던 길을 바른 정당이 똑같이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 국민들은 바른 정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들이 갈 길은 스스로 가늘고 길게 오래 살아남아서, 국민의 의심에서
벗어나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이다.기득권에서 벗어나 스스로 말하는 개혁보수로서의 길을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보수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현상의 원인이 되는) 물(物) 자체는 인식할
수 없다'는 칸트의 인식론이 깔려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선대가 만들어 놓은 과거의 지혜와 제도를 중히
여긴다.'사자(死者) 와 동거'하는 셈인데 기존 질서를 확 뒤집을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진보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대표되는 '이간의 이성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엘리트를 중심으로 아름답고 이상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개혁과 혁명을 지향한다. (p139)
보수와 진보의 정의와 개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서에서 느끼는
보수와 진보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보수는 국가 안보를 지향하고 있으며, 진보는 국민의 복지를 지향한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와
변화를 추구하는 진보 ,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정한 보수와 진보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법과 제도를 만들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속성을 지닌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 따위 생각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듯이, 과거 초원복집 사건에서
보여지듯이, 그들은 서로의 약점을 잡아 물어뜯기 바쁜 형국이고,감추기 급급하다. 안보 장사라고 말하는 그 밑바탕에는 보수 정당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그들은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해 북한과 대치 상태로 만들어 놓아야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그들은 애국심을 내세우면서 과거 독립운동가로서 살았던 이들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그것이 무슨 안보이고, 액국심인지
의아할 때가 많았다. 세월호 참사 때 보수 언론은 보여주기식 사진 찍기에 열중하였고, 현장을 제대로 보지 않고 떠났다. 그건
진보 정당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던져 준 지푸라기 하나 의지했던 세월호 유가족은 박모 국회의원이 마지막에 뒤통수를 치고 말았다.
이처럼 진보나 보수의 공통점은 국민이 아닌 기득권 유지이고, 권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은 어쩌면
임진왜란 때 류성룡 선생이 썻던 징비록(懲毖錄)적 성향이 강하다. 보수와 보수 정치의 개념을 확립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자는
것이다. 국민의 요구와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는 것, 정의로운 사회 구현이다. 하지만 류성룡의 징비록이 그 시대에서 배척하였듯이
저자의 이 책 또한 무시될 가능성은 현존한다.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개혁을 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른 정당의 현주소는
보다시피, 기존의 보수 정당에서 떨어져 나온 상황에서 어정쩡한 현재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아직 그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부족한
상황이며,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그들에겐 신뢰 뿐 아니라 일관성이 필요하며, 갈대 정치를 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다시피 그들이 말하는 보수가 현실이 되고,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다면 국민이 의도한 합리적 보수 정치가
될 수 있다.물론 그들은 지금 지지를 받고 있는 보수 정당을 밀어낼 가능성도 현실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