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행복한 고백
황수빈 지음 / 마음의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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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은 시련이 찾아오게 됩니다. 자신의 첫재 아들이 뇌전증이라니, 치유할 방법도 없는 뇌전증은 아이와 가족들을 힘들게 합니다. 엄마로서 아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죄책감입니다. 특별한 실패라고는 느껴보지 않았던 저자는 내 아들이 장애를 가진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찾아온 고열 증상을 지나가는 감기로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고, 고열이 아이의 경련을 일으켰으며, 간질로 이어지게 됩니다. 황수빈씨에게 있어서 수렁에 빠진 심정이었던 겁니다.






아이에게 찾아온 병은 저자에게 큰 시련입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매일 매일 찾아오는 아이의 경련 증상은 미래를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암담한 순간입니다. 지푸라기 짚는 심정으로 양약과 한약, 점술을 찾아가지만 아이에게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가 아프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고, 치유할 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터널 속에 놓여진 황수빈씨의 마음 속 부정적인 감정들은 세상 밖으로 드러내고 분노와 원망의 이유가 됩니다.







한계를 느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장애를 가진 첫째 아이의 모습. 힘들고 슬프고, 아플 수 밖에 없는 황수빈씨의 마음, 친정 엄마에게 자신의 힘듦을 모두 쏟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병원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스스로 자신에게 놓여진 현실을 감내해야 했던 황수빈씨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책 곳곳에 나옵니다. 진이 빠질 수 박에 없는 그 순간을 친정 엄마는 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의미없는 치유 방법들, 그런 것들이 아이의 병을 치유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





소아청소년과에 들어온 대학생 청년을 보면서 황수빈씨는 자신의 첫째 아이의 미래의 모습을 떠올렸고, 병원에 있는 대학생을 보면서 슬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가 가진 장애를 영원히 감내해야 한다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그럴 수 없었던 황선미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어두운 그림자를 느끼게 됩니다. 10년이 아니라 20년을 더 고통 속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는 게 너무 너무 힘들었던 겁니다. 대학생을 보면서 내 아이가 가진 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희망보다 절마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첫째 아이의 이름은 박창현입니다. 16개월 터울의 둘째 아이 박효린, 오빠가 가진 장애로 인해 엄마는 효린이에게 신경 써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아프게 된 오빠로 인해 엄마로서 효린이에게 줄 수 있는 걸 놓치게 됩니다. 두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엄마는 그렇게 가슴 속이 멍들어 갑니다. 어쩌면 생을 놓고 싶을 만큼 힘들었으며,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야 했습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아이가 가진 장애를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일어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럼으로서 희망을 하나 둘 찾아 나가기 시작합니다. 첫째 아이의 생일날 황수빈씨는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아이의 생일날 댓글을 달아준 사람수에 5000원을 곱한 것을 의미있는 곳에 쓰기로 했습니다. 134명이 채워준 뜻깊은 희망의 메시지, 첫째아이의 생일 축하 메시지는 그렇게 아이와 같은 처지에 놓여진 이들을 위해서 쓰여지게 됩니다.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은 왜 이런 걸까,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럼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가족의 고통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아이가 가진 병을 치유할 방법을 찾아가지만 제자리일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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