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나를 찾는 길 - 4,300킬로미터를 걷다 처음 맞춤 여행
김광수 지음 / 처음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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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일드>에는 셰릴 스트레이드 의 삶이 나온다. 그 영화 속에서 셰릴은 불우한 삶 그 자체이다. 가난한 삶, 부모의 이혼, 함께했던 엄마의 죽음, 자신의 삶을 극복하기 위해서 , 마음 속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 셰릴이 선택한 건 PCT 였다. 4300km 의 긴거리, 멕시코의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이르는 길, 그 길을 사람들은 가 보고 싶어한다. 미지의 세계 미지의 공간, 인간이 가진 마음 속 모험은 스스로 발길을 재촉하게 되는 것이다.


김광수 씨도 셰릴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런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가는 길, 5개월간의 장거리 트레킹을 하기엔 넘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멕시코 국경지대에 가는 것과 장비를 준비하는 문제는 둘째였다. 더 중요한 건 150일간의 여행(?)을 버틸 수 있는 보급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24번에 나눠 보급받아야 하는 것, 저자는 보급 문제를 한국이 아닌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말하고 있다.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협조를 얻어야 PCT 에 도전할 수 있고, 성공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출발하게 된 김광수는 처음부터 고통의 연속이었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고통들 걸을 때마다 느끼지는 통증은 쉽기 지나치지 못했다. 함께하는 트레커에 의해서 얼음 찜질과 부상 치유법을 터득햇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동반자가 될 수 있었다. 혼자 걸어가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자신이 걸어가는 그 순간을 즐길 줄 알아야만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김광수씨가 출발하기 전 스스로에게 물었던 행복에 대한 질문의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도전이고 모험이라고 부를 것이다. 하지만 PCT는 긴 여행이라 부르고 싶다.차가 아닌 걸어가야 하는 여행이지만 그곳에는 자신과 같은 목적을 가진 여행자가 있었고, 여행자를 도와주는 엔젤이 있었다. 자발적인 여행길이었기에 그들은 스스로에게 놓여진 상황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나에게 놓여진 상황에 대해 불평하기 보다 그 순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더 많이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비가 오는 순간에도, 해가 쨍쨍 내리 쬐는 순간에도, 사막을 지나가는 순간에도 트래커들은 행복과 즐거움을 얻으려고 노력하였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한국인으로서 참가하면서 몇몇 트레커와 인연이 닿았으며, 그들은 저자에게 특별한 추억거리가 되었다.


분명 PCT는 힘든 여행이다. 숲을 지나가야 하고, 곰과 만날 수도 있다. 위험 천만한 여행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여행이다. PCT 트레커는 긴 거리를 걸어가면서 갈증이 생기는 그 순간에 나타나는 물 한병의 소중함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수십여 km 의 사막을 지나가며 스스로 물을 챙겨야 하는 그 순간 누군가 물을 놓고 간다면 그 느낌은 어떨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PCT 트래커들은 알것이다. 그들은 몸으로 행복을 느꼈고, 몸으로 즐거움을 얻었던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 살아진다는 건 별다른 게 아니라는 걸, 그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을 얻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걸 김광수씨는 비로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PCT 트래커가 얻었던 추억을 얻고 싶다면 PCT 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인이라는 것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고, 한국인에게 보여지는 시선을 PCT 에서 느낄 수 있다. 김광수씨가 느꼈던 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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